요즘 오픈하는 게임들은 동시접속자 모으기가 예전보다 쉽지 않다고 한다. 성장이 한계에 부딪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다. 국내가 포화시장이라는 이야기는 이미 예전부터 나왔고, 이제는 중국도 게임이 많아서 해외마저도 포화상태가 아니냐는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들린다.

 

피크 시간 대에 대한민국 모든 온라인 게임들의 동접자 수를 합산하면 얼마나 될까. 예전에 200만 정도 된다는 기사를 읽었던 기억이 있다. 얼마 전 전국민의 손에 땀을 쥐게 만들었던 김연아의 동계올림픽 피겨 결승전 평균 시청률이 36.4%였다고 한다.

 

통계상 약간의 비약을 무시하고, 동접(?)을 환산해 보면 5000만 전국민의 36.4%인 약 1820만 명이 김연아의 경기를 보고 있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한 콘텐츠가 동접 1800만 명이라니. 그러나 놀라지 마시라. 한국 인기 드라마의 사상 최고 시청률은 65.8%였다. 이 정도 되면 동접 환산 시 3000만이 너끈히 넘어간다.

 

우리가 생각하는 한계, 혹은 포화는 사실 대단히 주관적인 기준에 불과하다. 아직 들어오지 않은 사람이 있는 한, 성장의 가능성은 항상 존재하기 때문이다. 인터넷 사용인구가 총 인구에 거의 근접하는 한국 시장은 동접이 5천만 명에 도달하지 않는 이상, 항상 새로운 고객은 존재하고 있다. 단지, 우리가 아직 그들을 고객으로 모시지 못했을 뿐인 것이다.

 

우리는 벌써 200만이나 되었기 때문에 성장이 정체되었다고 불안해 하기보다는 다른 곳에 있을 4800만을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게임에 비해 TV는 오랜 기간 동안 시청자들을 누적해왔다. 또한 모든 매체 중 가장 쉬운 접근성을 가지고 있으며, 콘텐츠도 양적으로 다양하고 질적으로 뛰어난 것들이 많다.

 

어린 시절 우리 집에 게이머는 나 혼자였지만, 지금은 내 아내와 아들도 게임을 즐긴다. 수십 년이 지나면 우리 집안이 모두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사람들로 채워질 지도 모른다. 이렇게 다양한 잠재 고객에 맞추어 개발자들이 보다 더 생각을 넓게 가지고 꾸준히 고객을 확보해 나가면, 언젠가 게임도 TV만큼 보편적인 사랑을 받을 날이 오게 될 것이다.

 

 

원재호 이야소프트 개발 PM wonjaeho@eyasof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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