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국회에서는 두가지 개정법이 해당 소위를 통과했으나 서로 상충되는 법안으로 법안소위에서 다시 논의하라고 돌려 보내졌고 선거 때문에 법안 소위 회의일정도 잡히지 않은 상태이다. 그 하나는 아동 청소년의 게임 이용시각을 제한하는 청소년보호법 개정안이며, 또 하나는 오픈 마켓에 오른 게임물의 심의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게임법개정안이다.

 

하지만 두 개의 법안 개정안은 서로 상충 되지 않는다. 청소년의 게임 이용시각을 제한한다고 오픈마켓 게임물의 등급제외가 이루어 지지 않는 것이 아니며, 오픈 마켓의 게임이 등급제외가 된다고 청소년 게임 이용 시각을 제한하지 못하지는 않는다. 두 개의 개정안은 서로 다른 문제를 다루고 있음이다. 하지만 두 개의 법안을 다루고 있는 시각은 완전히 다르다. 하나는 아이들의 목숨을 다루고 있으며 또 다른 하나는 게임업자의 편리를 다루고 있다.

 

최근 게임에 중독된 20대 아들이 나무라는 어머니를 칼로 찔러서 살해했다. 3월 4일에는 식사조차 거르고 닷새 동안 PC방에서 게임을 하던 30대가 숨졌다. 이어서 인터넷 게임에 빠져 석 달된 딸을 굶어 죽게 한 부부가 5개월 도피 끝에 구속됐다. 3개월 된 신생아를 죽음에 이르게 한 ‘게임중독부부’의 경우는 경악을 넘어 처참의 심정을 억누를 수 없게 만든다.

 

2006년 5월 27일자 워싱턴포스트는 ‘게임중독의 진원지 한국’이란 기사에서 한국정부의 공식 통계에 의하면 2005년 게임을 하다 사망한 죽은 사람이 10명이라고 밝히고 있다. 인터넷 게임을 하다가 사람이 죽는 것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더욱 무서운 것은 옆에서 게임을 하다가 사람이 죽어 경찰이 와서 조사를 하고 호들갑을 떨고 있는데도 아무도 일어나 집으로 가지 않고 그 PC방에 앉아 여전히 게임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청소년은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로 수면 시간이 짧으며 그 중앙에는 과도한 학습과 더불어 그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밤을 새우며 하는 게임이 있다. 수면시간의 단축은 뇌의 이상을 가져오고 정상적인 사고를 방해하며 당뇨병, 고혈압의 주요 원인이며 수명이 단축된다. 목숨이 달려있는 문제이다. 그 어떤 가치도 목숨보다 중요한 가치는 없다.

 

오픈마켓 게임의 등급제외는 어떠한가. 개정안에서는 오픈마켓에서 서비스 되는 모든 게임물에 대하여 사전 심의를 제외하며 여기에는 인터넷이나 모바일 등 모든 온라인 게임물이 포함된다.  모든 온라인 게임물이 오픈마켓만 이용한다면 아무런 심의도 받지 않은 채 게임업체 마음대로 게임을 서비스할 수 있다. 누구나 게임을 제작할 수 있으며 누구나 게임을 서비스할 수 있고 등급조차 받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등급 받기 어렵기 때문이란다. 일일이 등급 받기 힘드니까 그 내용이 어떻든 등급받는걸 제외시켜서 마음대로 서비스 하자는 것이다. 게임물은 청소년들이 많이 이용하고 있는 문화 콘텐츠이다. 이러한 게임물의 청소년 보호를 위하여 게임법 21조에는 서비스되는 모든 게임물에 청소년 발달 연령에 맞는 등급을 부여하여 유해한 폭력성, 음란성, 사행성을 심의하고 연령에 맞춰 서비스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개정안은 단지 오픈 마켓이라는 시장에서 유통 된다는 이유 하나로 게임업자 마음대로 게임을 서비스하도록 했다.

 

얼마전 MS는 영국에서 제작된 슈팅 게임 ‘Privates’의 출시를 거부했다. ‘Privates’는 여자의 성기를 배경으로 성병 바이러스와 싸우는 콘돔 병사들의 활약을 그렸다. 게임 개발사 좀비카우는 성교육 차원의 기능성 게임이라고 하고 있다. 여성의 성기를 탐험하는 것이 성교육이라는 시각을 가진 게임개발사가 오픈마켓 게임의 등급 제외를 기다리고 있는 개발사들이다.

 

그 어떤 사전 심의도 받지 않는 구글안에는 음란성 포르노가 넘쳐나며, 사행성, 폭력성 콘텐츠가 판을 치고 있다. 애플은 국내법 적용을 기다리며 게임카테고리를 삭제했다. 국내 모바일 사업자들은 모두 게임을 서비스 할 때 등급 심의를 받고 있다.

 

오픈마켓의 등급 제외 법안은 모든 유·무선으로 서비스되는 게임물이 구글처럼 포르노, 도박 게임, 사람을 총기로 살해하고 머리를 박살내는 폭력성 게임이 넘쳐나도록 하는 조치이며 이를 아무도 막을 수 없게 된다. 게임은 도박으로, 폭력으로, 음란한 포르노로 직행할 것이다. 목숨이 중요한가, 게임업자들의 편리가 중요한가.

 

돈을 잃으면 조금 손해 보는 것이고, 신용을 잃으면 많이 손해 보는 것이며, 목숨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 것이다.

 

 

김민선 아이건강국민연대 사무국장 ibumo@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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