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자드가 그래텍에 e스포츠 관련 독점권을 제공, 파문이 일고 있는가운데 마이크 모하임 CEO가 친절하게도 해명성 메시지를 보내 화제입니다.  e스포츠협회를 제쳐두고 개별기업에 모든 권한을 위임했으니 부정적인 여론이 더욱 들끓을 것을 걱정한 나머지, 한장의 ‘러브레터’로 사태를 좀 진정시키기 위한 것이겠죠.

 

그러나 사실 모하임의 메시지를 꼼꼼히 살펴보면 옛날 얘기까지 들춰가며 한국 e스포츠계에 대한 노골적인 불만을 숨기지 않고 있더라구요. 마치 이번 사태가 한국 e스포츠계가 자초한 일이란 얘기처럼 말입니다.

 

결정적인 대목은 모하임이 “한국이 전세계 e스포츠의 선두 주자로 자리매김하게 하는데 있어 스타크래프트가 크게 기여한 것을 뿌듯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부분입니다. 솔직히 우리나라가 ‘e스포츠 종주국’ 소리를 듣는데 있어 스타크래프트가 어느 정도 기여한 것은 인정합니다.

 

다만, 여기서 분명히 해둬야할 것은 스타크래프트가 한국의 e스포츠 발전에 기여한 것보다 한국이, 아니 한국 유저들이 스타크래프트와 블리자드에 기여한 공로가 훨씬 크고 많다는 점입니다.

 

얼핏 비슷한 이야기 같지만, 모하임의 이런 자그마한 편견이 e스포츠계와 협상을 어렵게 만들었고 결국 그래텍을 선택,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었는지도 모릅니다. 모하임씨, 스타크래프트는 물론 WOW 역시 한국유저들이나 프로게이머들이 마치 준 개발자인양 버그를 잡아주고, 완성도를 높여주고, 때론 홍보대사가 되어 그야말로 세계적인 명품을 만드는데 누구보다 일조한 것을 그렇게도 인정하기 싫습니까?

 

 

[더게임스 이중배기자 jblee@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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