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용 MMORPG를 표방한 ‘세븐소울즈’에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고 있다. 섣부른 예단일지 모르겠지만 새로운 히트작의 탄생이란 축포를 오랜만에 쏠 수도 있을 것이란 기대감을 갖게 한다.

 

세븐소울즈는 출발부터 범상치가 않았다. 지난달 12일 오픈베타테스트를 시작한 첫날 누적 회원 15만명에 동시접속자 1만명을 기록했다. 말 그대로 돌풍을 일으켰다. 세븐소울즈의 인기는 지난달 30일 상용화 이후에도 꺽이지 않았다. 누적 사용자 60만에 동접 6만을 서비스 개시 3주만에 돌파했다. 올들어 오픈한 신규 게임중 유일무이한 기록이다.

 

세븐소울즈의 기록 경신은 PC방 게임 순위 등에서 여실히 나타났다. 세븐소울즈의 인기가 최고점에 달했을 때 11위 또는 12위에 랭크됐다. 각종 인기 순위 10위권은 아이온 던전앤파이터 리니지 등 장수 게임들이 철옹성을 쌓고 있다. 근래 1~2년 사이에 서비스된 게임중에서 10위 안에 랭크된 게임이 없다. 세븐소울즈는 집계 사이트와 기간에 따라 다르지만 서비스 3주만에  뒷심을 발휘해 10위를 넘어 서지는 못했지만 만약에 10위 안에 들었다면 몇 년만에 아이온 이후 최고 히트 기록을 세울 수도 있었다.

 

세븐소울즈의 인기는 매출로 이어졌다. NHN 한게임이 정확한 데이터를 밝히고 있지 않지만 상용화 20일만에 20억 원 정도의 매출을 올렸을 것이란 관측이다. 연간으로 환산해본면 250억~300억원 규모다. 그것도 내수만으로 올린 매출이다.

 

물론 개발사인 씨알스페이스나 NHN 한게임은 일정 수준의 성공을 기대했겠지만 대부분의 언론이나 산업계는 그저 그런 게임이 또 하나 나오는 정도로 생각했다. 무엇보다도 세븐소울즈가 수백억이 투자된 블록버스터급 대작이 아니기 때문였다. 개발 기간이 1년8개월 정도 걸렸고 개발비도 100억이 투자되지 않은 게임였다.

 

세븐소울즈가 예상치 못한 성공을 거둔 데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작용하고 있지만 필자는 그 수요층에 방점을 찍고 싶다. 전문가들의 관측과 언론의 분석을 종합하면 세븐소울즈의 콘텐츠적 흥행 요인은 무협, 성인, 익숙함 등 3가지로 요약된다. 소재적 측면에서 무협은 30대 중후반에서 40대, 50대 초반까지 폭넓은 유저층을 확보하고 있다.

 

다른 장르에 비해 층이 두텁다고 할 수는 없지만 구매력이 높고 충성도도 높다. 이들 무협 유저의 특징은 게임을 좋아하지만 청소년이나 20대 초반의 유저들과는 다르게 복잡하고 까다로운 것을 싫어한다. 한마디로 말하면 ‘오른손을 사용해 마우스만으로 게임을 즐기면서 왼손으로 커피를 마시거나 담배를 필수 있는 게임’을 즐긴다.

 

이 게임이 처음 등장했을 때 대다수의 전문가들이 세븐소울즈가 참신함이 없다며 평가 절하했지만 중장년층의 올드 보이들이 몰려 들어 근래 보기 드문 히트작을 만들어 낸 셈이다.

 

현재 세븐소울즈는 최고점에서 조금 내려 앉아 잠시 숨고르기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씨알스페이스와 한게임은 6월초 길드전, 신규 캐릭터 보강 등 대대적인 업데이트를 실시해 10위 진입을 다시 시도할 계획이다.  물론 상황은 4월중순 오픈할 당시보다 좋지 않아 보인다. 무엇보다 ‘패온라인’ ‘주선’ 등 경쟁작들이 5월말이후 잇따라 오픈된다.

 

특히 ‘패 온라인’은 같은 무협 장르인데 30대 이상의 중장년층을 겨냥하고 있다는 점에서 최대 경쟁자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패온라인을 비롯한 경쟁작을 선보인 기업들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세븐소울즈가 6월 업데이트를 통해 10위 안에 진입하는 쾌거를 이루기 바란다.

 

개별 업체가 잘되기를 바라는 것 보다는 산업계 전체 시각에서 30~40대 중장년 유저들이 국내 최고의 히트작을 만들어 낼수 있는 힘을 보여줬으면 좋겠다는 생각 때문이다. 이를 통해 중장년층의 올드 보이들이 게임의 변방에서 중심으로 부상했다는 점만 확인된다면 산업계는 제2의 아이온을 얻는 것보다 훨씬 더 값진 선물을 받게 된다. 이제는 그럴 때도 되지 않았나.

 

 

[더게임스 이창희 편집부국장 changhlee@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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