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서울 역삼동 넥슨 본사에 매우 뜻깊은 손님들이 방문했다. 다름아닌 미국을 대표하는 공룡기업 중 하나인 제너럴일렉트릭(GE)의 고위 임원단이었다. GE의 리더십 프로그램인 BMC(비즈니스경영과정)에 참가하고 있는 16명의 임원단은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넥슨 배우기’에 열중했다.

 

내로라하는 대기업들을 제치고 이들이 게임 벤처기업인 넥슨을 찾은 이유는 분명했다.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에선 유례를 찾기 어려운 넥슨 특유의 독창적인 사업 모델과 혁신성을 배우겠다는 것이었다. 1878년에 창업, 무려 130여년이란 유구한 역사를 지닌 GE가 업력이래야 이제 갓 10년을 넘은 넥슨의 기업 문화와 시스템을 배우겠다니,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GE는 ‘발명왕’ 토머스 에디슨이 설립한 전기조명회사에 뿌리를 둔 역사 깊은 기업이다. 여전히 총 자산 1조달러를 내다보는  세계 최고의 기업이다. 그런 회사의 고위 임원들이 “넥슨의 기업 문화와 독창적 비즈니스 모델이 인상적”이라며 이구동성으로 추켜세웠다.

 

그들은 한발 더 나아가 “넥슨의 혁신성을 배워서 세계 일류기업으로서의 GE의 명성을 계속 이어가는 한편 급변하는 산업 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신 사업 전략을 모색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번 GE 임원단의 넥슨 방문은 여러면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대한민국 게임업체가 이젠 내로라하는 글로벌기업으로부터 그 혁신성을 인정받을 정도로 성장했다는게 첫번째요, 기업 발전을 위해선 상대가 누구든 고개를 숙이고 겸손해할 줄 아는 ‘큰기업’의 내재된 자신감이 그 두번째다.

 

넥슨을 필두로 국내 몇몇 선발 게임업체들은 이제 세계가 주목할 정도로 성장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위상 변화에 걸맞게 과연 기업 체질 개선과 이미지 관리에 얼마나 철저한 지 되묻고 싶다. 매출과 수익률이 세계적인 수준이라고 해서 반드시 세계 일류기업이 되는 것은 아니다.

 

또 한가지 명심해야할 것은 기업의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을 위해선 상대가 누구던, 언제 어디서든 배울 준비를 갖춰야한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GE 임원단은 넥슨에 이어 지난 14일 삼성전자, 포스코 등 우리나라 간판기업들을 차례로 방문했다. 그곳에선 또 무엇을 배웠을까.

 

 

[더게임스 이중배기자 jblee@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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