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은  아이팟을 시작으로 아이폰에 이어 아이패드까지 론칭하는 제품마다 시장에서 성공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애플의 제품들은 참신한 아이디어긴 하지만 하드웨어측면에서는 새로운 기술은 아니다. 하지만 기존의 기술을 활용하여 소비자의 기대수준을 넘어서는 다양한 서비스와 콘텐츠, 손쉬운 접근성 등을 제공한 것이 애플의 성공의 요인이 아닌가 생각한다.

 

갈수록  하드웨어측면에서의 신기술개발을 통한 혁신은 빈도수가 줄어들게 되고, 하드웨어를  움직이는 소프트웨어인 콘텐츠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다. 일반적으로 문화콘텐츠라고 하면 게임, 음악, 영화, 드라마, 공연 등을 말한다. 문화콘텐츠라는 하나의 부류에 넣을 수는 있지만 위에서 언급한 개별 콘텐츠들은 서로 공통점도 있지만 다른 점이 더욱 많아 보인다.

 

투자자  입장에서 개별 문화콘텐츠중에서 게임과 영화를 서로 비교해보고자 한다.

 

먼저 게임과 영화의 공통점은 가장 중요한 경쟁요소가 바로 인적 자원이라는 것이다. 문화콘텐츠라는 것은 인간에게 즐거움과 만족을 주기위해 존재하는 것이며, 이런 것은 기계와 같은 무생물이 만들어낼 수 없다. 게임과 영화도 인간의 역할이 가장 중요한 콘텐츠인 것이다.

 

산업초기에는 콘텐츠의 절대량이 부족해 소비자는 선택의 자유가 없이 그 콘텐츠를 받아들이게 된다. 하지만 산업이 성장하면서 제공되는 콘텐츠의 양이 증가하고 소비자들이 원하는 수요 이상이 제공되게 되면 콘텐츠간의 경쟁이 불가피하게 발생하게 된다. 이런 점에서 게임과 영화도 국내 시장을 보았을 때 이미 공급 과잉상태라고 할 수 있으며, 콘텐츠 개발자간의 피말리는 경쟁이 이미 시작되었다고 할수 있다.

 

이런 공통점을 가지고 있음에도 게임과 영화가 서로 다른 점이 있는데, 먼저 제품의 개발 기간과 라이프사이클이라고 할 수 있다. 게임의 경우 장르에 따라 다르겠지만 MMORPG 의 경우 개발기간이 대략 2~3년이상 소요되지만 영화의 경우 제작기간이 길어야 1년내외로 상대적으로 짧다. 개발 완성이 된 이후 소비자들이 콘텐츠를 사용하는 기간도 개발 기간에 비례하여 게임의 경우 10년까지도 서비스되나 영화의 경우는 상영관을 통한 배급이 대부분 몇 개월 이내에 이루어진다.

 

해외진출측면에서도 게임은 많은 수의 작품들이 이미 전세계시장으로 진출해 있으며 2009년 해외매출액이 10억달러를 넘는 성과를 보였다. 이는 게임의 성격상 가상의 캐릭터를 통해 가상의 세계에서 즐기기에 문화적인 장벽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일 것이다. 반면에 영화는 현실세계를 바탕으로 국내배우들이 열연을  하게 되어 문화적인 장벽이 상대적으로 높다.

 

이런 외부적인 요소 이외에 각 산업별 내부를 본다면 분명한 차이점을 볼 수 있다. 영화산업의 경우 스크린쿼터제에 대한 이슈가 발생하였을 때 영화산업 종사자들이 모두 한마음으로 뭉쳤지만 게임산업의 경우 국가경제에 대한 기여도에도 불구하고 사행성게임이라는 큰 파편을 맞았고 이를 완전히 회복하지도 못한 상황에서 청소년의 게임과몰입 이슈가 터지면서 힘들어하고 있다.

 

하지만 게임산업의 종사자들이 모두 합심하여 이를 극복하고자하는 모습을 보기가 힘들다.

 

물론 영화산업도 산업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여러가지 역경을 겪었을 것이며 이를 극복하면서 지금과 같은 자리를 잡았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누구의 잘못인지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현재의 상황을 어떻게 슬기롭게 극복하는 것인가 하는 점이다. 게임산업을 보는 외부시각중에 온라인게임의 국내시장규모만 3조 5천억원이 넘는 거대산업으로 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사회에 대한 기여도가 너무 낮다는 지적이 있었는데 공감되는 부분이다.

 

또한 청소년들의 게임과몰입에 대하여도 그 대응방안들이 많이 거론되었지만 구체적으로 실현된 사례들은 매우 드물다.

 

이제는 외부의 환경요소들이 개별 게임회사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으며 서로 힘을 합해야만 주어진 문제들을 극복할 수 있다. 이런 과정을 극복하면서 산업을 한단계 더 성장할수 있는 계기로 만들어야 게임산업의 미래가 열릴 수 있을 것이다.

 

 

박재민 대성창업투자 벤처투자본부장 love@binex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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