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중소기업 사장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 업계에 오래 계셨던 분이어서 그런지 업계 돌아가는 현상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다양한 얘기를 나누던 중 얼마 전부터 조카가 프로게이머를 하고 싶어해서 고민이라는 말을 듣게 됐습니다. 프로게이머가 젊은이들의 유망 직업 중 하나고 조카가 게임을 잘하긴 하지만 어떻게든 말리고 싶다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라는 것입니다.

 

조카가 프로게이머가 되는 것을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프로게이머라는 직업이 미래를 담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그 사장의 말에 따르면 현재 프로게이머들은 23∼26세에 보통 은퇴를 하게 되는데 은퇴를 한 그 많은 선수들이 지금 무엇을 하고 사는지 알 수 없고 최근 e스포츠에 안 좋은 얘기가 심심치 않게 흘러나오는 만큼 더욱 부정적이라는 것입니다.

 

실제로 그는 조카한테 은퇴를 하고 무엇을 할 계획이냐고 물었더니 현재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모습에만 관심을 갖고 있고 미래에 대한 계획이 전혀 없어 반대 입장을 더욱 분명히 했다고 합니다.

 

비록 e스포츠를 담당하는 기자라서 다른 말을 하고 싶었지만 그의 주장에 수긍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나 하나 틀린 게 없었기 때문입니다. 최근의 e스포츠는 과거 부산 광안리 10만 관중의 영광은 뒷켠에 있고 불법 도박 연루설, 해외 도박설, 인기 하락세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 같은 문제는 너무 일찍 은퇴의 길에 들어서 버린 프로게이머들이 급격히 늘어났기 때문에 발생한 현상으로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e스포츠 회의론도 심심치 않게 들려오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모든 산업이 급격하게 성장하면 비슷한 문제를 겪을 것입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번 기회를 통해 체질 개선에 나설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제는 국내 e스포츠는 안 된다는 식의 비난만 가할 때가 아니라 건전한 비판을 통해 앞으로 나가야할 올바른 길을 제시해야할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고진감래(苦盡甘來)’라는 말이 있듯이 국내 e스포츠는 어려움을 딛고서 더 높은 곳으로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더게임스 조만규기자 nowar80@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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