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업계의 화두를 꼽으라면 단연 ‘스타크래프트2’ 청소년이용불가 등급 결정이다. 이를 두고 “당연한 결과”라는 측과 “불공평한 처사”라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전자측은 선혈과 신체훼손 정도가 전작에 비해 보다 사실적으로 표현돼 청소년이 즐기기엔 적합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후자측은 일반 MMORPG나 FPS와 비교할 때 폭력성의 정도가 약하다며 ‘청불등급’은 지나치다고 반대론을 펼친다.

 

양측 주장은 다시 ‘청소년 보호’와 ‘표현의 자유’라는 대명제로 나눠 어느 한쪽도 양보하지 않는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동안 등급심의제도로 불거진 수 많은 논란은 사실 이 두 개의 명제가 서로 충돌하며 빚어진 결과다.

 

표현의 자유가 헌법으로 보장된 기본권임에도 우리 사회는 청소년 보호를 위해 등급 제도를 유지, 청소년을 대상으로 서비스하기 위해선 표현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도록 했다.

 

블리자드가 게임위의 청불 등급 결정에 반박하며 내세운 논리 역시 표현의 자유였다. 블리자드는 “전세계 고객이 동일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이의 신청과 함께 12세이용가 등급을 재신청했다. 블리자드 표현을 뒤집어보면 한국에서 전세계 고객이 즐기는 콘텐츠와 동일한 내용을 즐길 수 없는 것은 등급제도 때문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 대목에서 블리자드측에 한가지 묻고 싶다. 왜 미국에선 틴버전(13세), 독일에서는 12세 등급을 받았는데, 호주에선 국내와 비슷한 등급을 받았냐는 것이다.

 

전세계 고객이 모두 동일한 콘텐츠를 즐기기 위해선 전체이용가 또는 등급 자체를 거부해야 하는게 아닐까. 미국과 독일에서 해당등급을 받았다는 것은 결국 각 국가마다 다른 사회정서를 최대한 존중했다는 뜻과 다름 아니다.

 

한국에선 청소년보호가 사회적으로 더 요구되고 그에 따른 등급을 결정했을 뿐이다. 블리자드는 12세이용가를 고집하며 전세계가 동일한 콘텐츠를 즐기게 하겠다는 주장에 앞서 한국 정서에 대한 이해부터 해야 맞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등급에 상관없이 성인은 누구나 전세계인이 즐기는 콘텐츠를 동일하게 즐길 수 있다. 문제는 그 전세계인, 즉 고객중에서 한국 청소년이 빠질 뿐이다.

 

 

[더게임스 모승현기자 mozira@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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