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KT롤스터는 위너스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10년간 무관의 한을 풀었다. KT와 같은 강팀이 그동안 단 한차례의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는 것은 다소 의외였다. KT가 우승을 차지한 것에 매우 만족스러운 반응을 보인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위너스리그에 우승이라는 타이틀을 붙이기에 다소 애매한 면이 있다. 위너스리그는 전체 5라운드로 진행되는 프로리그에서 3라운드만을 지칭하기 때문이다. 물론 경기 방식에도 여타 라운드와 다소 차이가 나지만 결국 프로리그의 한 라운드일 뿐이다.

 

실제로 KT가 위너스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했다고 해서 얻을 수 있는 혜택은 아무것도 없다. 상금이 유일한 혜택이라면 혜택이다. 이 때문에 우승이라는 타이틀은 억지로 붙인 거 같은 느낌이 들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사실 위너스리그는 승자 연전 방식으로 뛰어난 선수의 맹활약을 볼 수 있는 등 재밌는 요소가 많다. 위너스리그의 인기가 여타 라운드의 인기를 넘어선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이 같은 인기 요소를 갖춘 위너스리그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은 아쉽다.

 

개인적으로 위너스리그를 별도의 대회로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대신 위너스리그에는 프로게이머뿐 아니라 아마추어든 팀을 만들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축구를 예로 들면 FA컵과 같은 방식인 셈이다.

 

FA컵에는 프로 팀 뿐 아니라 아마추어 팀까지 모두 참여할 수 있어 다양한 이슈거리가 만들어진다. 영국에서 벌어진 FA컵에서는 4부리그 팀이 프로 팀들을 연파하며 결승에 진출해 파란을 예고했다. 이 같은 사건(?)을 통해 무명 선수들이 재조명 받기도 했다.

 

최근 프로리그의 인기가 예전만 못한 것은 팬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실력이 비슷하다 보니 수비 중심을 둔 지지부진한 대결이 자주 벌어진다.

 

만일 위너스리그가 독립해 아마추어 선수들까지 출전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왕년에 잘나갔던 프로게이머, 숨겨진 고수 등 다양한 이슈를 기대해볼만하다. 한번 상상해보자. 프로리그에서 강자로 불리는 팀이 서울 용산구에서 모인 아마추어 선수들에게 패배를 당하는 모습을. 그동안 접하지 못했던 색다른 얘기가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더게임스 조만규기자 nowar80@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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