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체들에게 4월은 잔인한 달이 되고 있네요. 4월에 오픈베타를 앞두고 있는 작품이 줄잡아 4∼6개에 이르기 때문이에요. 여기에 클로즈베타를 실시하는 업체들도 이에 못지 않다고 해요.

 

4월이 각 학교들의 본격적인 수업이 시작되고, 연휴도 없어 시기적으로 비수기인 것을 감안할 때 잇단 작품 출시 및 테스트는 언뜻 이해되지 않네요.

 

이를 두고 업계 일각에서는 월드컵과 출시를 앞둔 ‘스타크래프트2’를 피하기 위한 고육지책일 가능성이 높다고 해요. 전국민적인 이목이 집중되는 월드컵 기간에 작품을 출시할 경우 고객 유인이 쉽지 않다는 것이죠.

 

하지만 ‘스타크2’를 피한다는 것은 조금 자존심이 상하는 부분이에요. ‘스타크2’가 아무리 ‘스타크’의 후속작이라지만 피해야할 무서운 존재인지는 의문이에요. 기본적으로 ‘스타크2’가 PC패키지라는 것을 감안하면 더 더욱 이해할 수 없어요.

 

같은 온라인게임이라면 마케팅 차원서 일정을 조정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작품 하나 때문에 일정을 변경하는 것은 온라인게임 종주국이라는 자존심마저 버린 것이기 때문이에요.

 

물론 ‘스타크2’가 온라인상에서 경쟁이 이뤄지기 때문에 온라인게임으로도 볼 수 있어요. 플랫폼을 따지지 않는다면 결국 같은 게임이라는 것도 이해할 수 있어요. 업체 입장에서 보다 작품의 관심도를 높일 수 있는 최적의 시기를 고려하다 보면 이것 저것 따져볼 수 밖에 없고, 그 사항에 월드컵과 ‘스타크2’가 포함돼있을 뿐일 수도 있어요.

 

모든 것을 감안해도 결과적으로 4월은 잔인한 달이에요. 월드컵과 ‘스타크2’를 피했지만 국내 업체끼리의 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에요. 해외 업체 피하려다 집안싸움을 하는 꼴이 된 셈이에요.

 

온라인게임 종주국이 외산 게임 하나 때문에 자기들끼리 치고 받고 싸우고 있다니 참 4월은 잔인한 달이에요. 개별 업체 입장에서는 개발 일정에 따라 순차적으로 진행하다보니 결과적으로 시기가 맞물린 것 뿐이라고 할 수도 있어요. 그리고 그것이 사실일 수 있어요. 진실은 저 멀리 안드로메다에 가 있는 것일까요. 해답은 오직 업체에게 있을 것이에요.

 

 

[더게임스 모승현기자 mozira@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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