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게임물등급위원회(이하 게임위)가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이하 블리자드)를 경찰에 수사 의뢰한 사건이 벌어졌죠. 참으로 게임위와 블리자드의 악연은 질긴듯 싶네요.

 

예전 블리자드가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이하 와우)’의 확장팩을 내놓았을 때도 한바탕 난리가 났었습니다. 당시에도 블리자드는 게임위의 심기를 건드려 혹독한 신고식을 치른바 있습니다. 블리자드는 게임위에 앞으로는 법규를 위반하지 않겠다는 서약을 했다고 알려졌을 정도로 블리자드 입장이 곤혹스러웠죠.

 

그런데 이번에 또다시 블리자드의 위법행위가 드러난 것입니다. 불과 2년만에 블리자드는 게임위와의 약속을 어긴거죠. 게임위도 이번에는 그냥 넘어가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해 보입니다.

 

이번 사태에 대해 블리자드측은 “사전에 게임위측에 공문을 발송하고 문제가 된 사항을 바로 수정했다”면서 고의성이 없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실수라는 것이죠.

 

블리자드가 저자세를 보이는 것은 오로지 게임위 밖에 없는데요. 특히 블리자드의 경우 문화부에서도 고자세를 견지, 눈총을 받기도 했죠. 참 재미있는 현상인데요. 왜냐하면 게임위의 상급기관이 문화부인 점을 감안하면 블리자드의 행동이 언뜻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이번일만 넘기면 된다는 발상인듯 싶은데요.

 

블리자드는 국내 업체들 사이에서도 고자세를 유지하는 기업으로 유명하죠. 자신들은 다르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는데요. 이것은 국내 업체들이 가장 닮고 싶은 업체가 블리자드를 꼽기 때문이기도 하겠죠.

 

여하튼 이번 일로 블리자드는 또다시 자존심에 생채기가 날 것 같습니다. 비록 이번일이 해프닝(?)으로 끝난다 해도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자존심이 게임위에 의해 또다시 무너지게 됐으니까요.

 

블리자드가 이번 일을 당했어도 어느 업체 하나 블리자드를 두둔하지 않고 있습니다. ‘나홀로 기업’이기 때문이죠. 게임업계가 모래알 수준의 조직력이라는 폄하를 받고는 있지만 블리자드에 비하면 양반 수준이라는 것이 업계의 평가입니다.

 

개발력은 인정하지만‘한국에서 돈만 벌어가는 기업’이라는 이미지가 너무 확고한거죠. 블리자드가 중국에 이어 한국에서도 자존심이 무너지면서 과연 글로벌 기업인가라는 의구심이 드네요.

 

 

[더게임스 안희찬기자 chani71@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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