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트리스서 출발 서든·크파서 ‘활짝’

MMORPG 일색에 FPS 대중화 주도…카르마2 등은 명맥 잇지 못한채 고전

 

국내 온라인게임은 MMORPG로 시작했다. 현재까지도 전체 온라인게임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도 MMORPG다. 하지만 일찍부터 MMORPG에 비견되는 장르가 있다. 바로 바로 슈팅(FPS)이다.

 

‘리니지’를 모방한 작품들이 연이어 출시되며 좀처럼 새로운 시도가 엿보이지 않던 1999년 등장한 ‘포트리스2’는 충격 그 자체였다. RPG 중심의 시장구도를 단번에 캐주얼로 돌린 것은 물론, 성인 중심의 게임 이용자의 저변을 확대하는 데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

 

실제 ‘포트리스2’는 오픈 3개월만에 회원 40만 명을 돌파하고, 매달 100만 명 이상이 가입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포트리스2’의 성공으로 ‘배틀마린(2000년, 드림미디어)’ ‘워터크래프트(2001년, 사이버리아)’ 등 슈팅게임이 출시됐지만 큰 성과는 거두지 못했다. 이는 슈팅 장르의 성공은 ‘포트리스2’로 끝이 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원인을 제공했다.

 

그러나 모든 우려를 불식시킨 작품이 나타났다. 지금도 MMORPG에 이어 당당히 주류 장르로 떠오른 온라인 FPS의 시초 ‘카르마(2002년, 드래곤플라이)’다.

 

이 작품은 당시 ‘레인보우식스’ ‘카운터스트라이크’ 등 패키지 FPS를 세계최초로 온라인으로 구현했다. 당시 전문가들은 일부 마니아의 전유물이었던 FPS가 시장에서 안착할 수 있을지 물음표를 던졌다.

 

하지만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오픈 베타 3일 만에 동시접속자 수 1만 5000명을 기록하며 범상치않은 출발을 하더니, 한 달 후에는 동접 3만 명을 넘어서며 FPS도 대중적인 성공을 거둘 수 있음을 보여줬다. 2003년 3월에는 부분유료화 실시에도 동접 8만 6000명을 돌파했다.

 

‘카르마’의 성공으로 FPS의 출시가 이어졌다. ‘락온타겟(아이비에스넷,2004년) ‘파병(볼트소프트, 2004년)’ ‘히트프로젝트(두빅엔터테인먼트, 2004년)’가 대표적이다.

 

그럼에도 ‘카르마’를 넘어서는 작품은 등장하지 않았다. 결국 ‘카르마’를 넘어선 것은 같은 개발사에서 만든 ‘스페셜포스(드래곤플라이 2004년)’였다. ‘스페셜포스’는 1년만에 누적회원수 600만 명을 돌파하며 당당히 FPS를 주류 장르로 각인시켰다.

 

이때 등장한 것이 맞수 ‘서든어택(게임하이 2005년)’이다. ‘스페셜포스’가 정통 밀리터리 FPS에 가까웠다면 ‘서든어택’은 확실히 쉬웠다. 게임하이의 이 같은 선택은 결과적으로 맞아 떨어졌다.

 

‘카르마’, ‘스페셜포스’로 대중적인 기틀이 마련된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쉬운 ‘서든어택’은 폭넓은 이용자를 확보하며 ‘스페셜포스’의 아성을 넘어선 것이다. 반면 ‘서든어택’과 ‘스페셜포스’로 FPS시장이 양분되면서 ‘워록(드림익스큐션 2005년)’을 제외한 여타 FPS는 큰 빛을 보지 못했다.

 

변화의 시기가 감지된 것은 이 때부터다. 맞불 작전보다는 새로운 형태의 FPS를 선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2007년 FPS 가문의 대혈전이 벌어졌다.

 

‘랜드매스(웨이포인트 2007년)’ ‘투워(시온소프트 2007년)’ ‘크로스파이어(스마일게이트 2007년)’ ‘아바( 레드덕 2007년)’ ‘컴뱃암즈(넥슨 2007년)’ ‘테이크다운(카마디지털 2007년)’ ‘페이퍼맨(싸이칸 2007년)’ ‘울프팀(소프트닉스 2007년)’ 등 줄잡아 10여 개가 넘는 FPS가 가문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이들은 ▲언리얼엔진(랜드매스, 아바), ▲대규모전투(투워), ▲고전의 부활(테이크다운), ▲ 재기작(컴뱃암즈) ▲색다른 시도(페이퍼맨, 울프팀, 크로스파이어)로 작품 수 만큼이나 각기 다른 소구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이들 중 FPS 가문의 명맥을 유지한 것은 ‘아바’ ‘스마일게이트’ 뿐 이었다. 결과적으로 FPS 가문은 제2의 부흥을 이루지 못한 채 1세대(스페셜포스, 서든어택)에서 더 나아가지 못했다. 현재도 FPS의 부흥을 위해 ‘포인트블랭크(엔씨소프트 2008년)’ ‘카르마2( 드래곤플라이 2009년)’ 등이 노력하고 있지만 쉽지는 않아 보인다.

 

다시 슈팅게임으로 이야기를 돌리보면 ‘포트리스2’이후 뚜렷한 가문의 계보를 이을 작품은 더이상 등장하지 않았다. 다만 ‘나나이모(탑픽 2007년)’ ‘탄온라인(제이투엠 2008년)이 끊어진 슈팅게임의 명맥을 이으려 노력했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더게임스 모승현기자 mozira@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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