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히 좋아하는 스포츠 종목이 없더라도 스포츠 축제가 시작되면 명승부와 함께 찐한 감동을 얻곤 한다. 국가를 대표하여 다양한 종목에서 기량을 뽐내는 선수들의 모습과 최종 승리를 얻는 과정은 흔한 말로 각본 없는 드라마를 보는 듯하다. 특히 이번 동계올림픽에 출전한 한국선수들이 보여준 진검승부는 보는 이에게 진한 감동을 주었다.

 

0.001초라는 찰나의 순간에 승부가 엇갈리면서 환희의 눈물을 흘리는 승자와 아쉬움의 눈물을 흘리는 패자로 나누어지게 되지만 우리는 승자와 패자 모두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낼 수 밖에 없다. 스포츠의 승부는 공정한 룰에 따라 나온 정정당당한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스포츠 정신이자, 100년 넘게 이어 오고 있는 올림픽 정신일 것이다. 또한 무엇보다 승부를 펼치기 위해 갖가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수년간 자신의 기량을 닦아온 선수들의 뒷이야기는 우리의 인생을 살펴보게 한다. 특히 이번 동계올림픽 때 선전한 젊은 선수들의 멋진 질주를 보면서 많은 배울 점을 찾게 되었다.

 

첫째는 목표의식이다. 요즘 같은 글로벌 시대의 기준은 그야말로 글로벌이다. 세계에서 최고가 되겠다는 분명한 목표를 세우고 어린 시절부터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한다. 최고가 되고 나서는 최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기록을 단축시켜야 하는 자기와의 싸움을 계속 해 나간다.

 

하나의 게임을 개발하고 서비스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세계최고를 꿈꾸지 않는 게임인은 없을 것이다. 모두가 최고를 꿈꾼다고 해서 최고의 위치에 서는 것은 아니지만 목표가 없다면 수년간의 개발과정을 이겨내기 힘들 것이다. 즉 목표는 꿈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둘째는 목표를 이루기 위한 무한노력이다. 국제 무대에 서기 위해 선수들은 정말 피나는 연습과정을 거치게 된다. 빙판 위에서 넘어지고, 다치는 과정 속에서 어느새 노련한 선수로 변화되어 있다. 다양한 대회를 통해서 자신의 기량을 평가하고 또 다음 대회를 기약하는 모습은 우리의 게임 개발과정과 많이 닮아있다.

 

오픈 베타서비스에 돌입하기 까지 정말 다양한 변수를 예상하고 쉼 없는 게임 테스트를 진행한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노력의 끝은 없으며 그 과정이 게임을 보다 단단하게 만들어준다는 교훈을 새삼 또 느낀다.

 

셋째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자신감이다. 목표를 세우고 끝없는 노력으로 무장된 선수에게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자신감이 부여된다. 출발선에 위치한 각국 선수들의 눈빛은 긴장감 속에 비장함이 전해진다.

 

새로운 게임을 내놓을 때 정말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 중 책임의 위치가 높을수록 그 긴장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것이다. 특히 ‘실패’를 떠올리게 되는 순간 시작도 하기 전에 큰 패배의식에 사로잡히게 된다.

 

사실 게임산업이 매년 큰 성장을 이루어 내면서 자신감이 생겨난 듯하지만 반대로 ‘자칫하면 이 성장세가 위축되는 건 아닌지’하는 두려움이 있다. 그래서 우리의 도전 정신이 조금씩은 사라지고 있는 듯하다.

 

즉 성공이 입증되지 않는 게임 장르를 개발하거나 새로운 시장을 발굴해 나가는데 있어서는 우리의 자신감이 결여 되었을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게임산업에서 필요한 것 중에 하나가 두려움을 버리는 작업이 아닐까 싶다.

 

마지막으로 넷째는 결과에 대한 겸손함이다. 최고의 선수도 작은 실수 때문에 무너져 버릴 수 있으며 반대로 부족한 선수는 예상치 못한 행운으로 최종 승리를 쟁취하는 것처럼 승부의 세계는 정말 알 수 가 없다.

 

다만 승리를 하든 실패를 하든 결과를 받아 들이고 그에 맞는 겸손한 마음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게임을 제작해나가는 과정도 역시나 같다. 산업이 성숙되어 가면서 어느 정도의 성공공식이라는 것들이 생겨나고는 있지만 그 공식에 딱 맞추기도 힘들거니와 공식에 적합했다고 해서 성공이 보장되지 않는 것이 바로 게임의 세계이다.

 

기대 이상의 성공을 했다고 자만할 수 없으며, 기대에 못 미치는 성과 앞에서도 너무 낙심하지 말고 새로운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

 

이번 동계올림픽 뉴스를 접하면서 놀랐던 부분은 바로 빙판을 누비는 젊은 선수들의 활약과 G세대가 지닌 당당한 에너지였다.

 

아직 청년 산업과도 같은 '게임산업'이 계속 주목을 받는 이유가 바로 다른 산업에게는 없는 특별한 에너지일 것이다. 2010년에는 한국 게임산업의 에너지가 전세계에 계속 전파되고 최고가 되는데 주저함 없이 달려나가야 한다.

 

 

권이형 엠게임 대표 kweon20@mgam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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