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중소개발사를 자주 돌아다니다 보면 국내 퍼블리셔들의 높은(?) 눈높이를 맞추기가 힘들다는 말을 자주 듣게 된다. 중소개발사 입장에서 힘을 가진 퍼블리셔들의 눈높이를 채워주고 싶지만 회사 여건상 쉽지 않아 답답해 한다.

 

이들이 말하는 퍼블리셔들의 눈높이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MMORPG, 스타 개발자, 언리얼3엔진이 그것이다. 이중 하나라도 갖춰야 퍼블리셔들이 눈길을 준다.

 

하지만 말이 쉽지 세 가지 중 하나를 갖추기도 쉽지 않은 게 중소개발사들의 여건이다. 중소개발사들은 언리얼3엔진의 경우 비용이 20억원을 호가하고 있으니 꿈도 못꾼다. 자신이 스타 개발자인지 아닌지를 고민하다가 결국 이 마저도 제외하게 된단다.

 

이제 마지막 남게 되는 것은 MMORPG인데, 요즘 많은 중소개발사들은 거대 게임 업체들과 경쟁하기 위해서 비용과 시간이 많이 사용되는 MMORPG 보다는 아이디어가 바탕이된 작품을 개발하고 있다. 결국 MMORPG 조건 마저도 채울 수 없게 된다.

 

날이 갈수록 퍼블리셔를 잡기도 힘든데 조건까지 이렇게 까다로워지다 보니 중소개발사들은 작품 개발이 진척되도 한숨이 나오는 상황은 계속될 수 밖에 없다. 지난해 그 많은 작품들 가운데 퍼블리셔를 구한 작품이 단 4작품이라는 사실은 중소개발사들의 어려움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중소개발업체들은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국내에서 비록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해외에서는 성공할지 모른다는 희망을 갖고 해외 퍼블리셔들 찾아나서고 있다.

 

중소개발업체들이 해외 퍼블리셔를 직접 나서는 것은 국내서 운영하는 GSP 사업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소개발업체 입장에서는 이래저래 작품을 개발하면서는 비용에 어려움을 겪고 막상 개발을 해서는 팔 곳이 없어 전전긍긍하는 악순환을 계속 걷는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해외 퍼블리셔들이 독특한 아이디어로 무장한 국내 작품에 높은 관심을 나타내며 적극 손을 내밀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에는 해외 성공 사례도 심심치 않게 들려오고 있다. 중소개발업체 개개인에게는 살 수 있는 좋은 기회이지만 국내 업체들이 조른 숨통을 해외 업체가 뚫어주는 것은 왠지 씁쓸하게 느껴진다.

 

 

[더게임스 조만규기자 nowar80@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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