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급분류를 하다보면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들이 나오기도 한다. 그 의견들의 기원을 살펴보면 등급부여의 잘 잘못 문제라기보다는 과몰입의 문제인 경우가 많다.

 

즉, 게임을 너무 오래 하기 때문에, 하루 종일 게임만 해서 등등이 많은 부정적인 의견들의 근거로 이야기된다. 특히, 온라인게임에 대한 과몰입의 문제가 많이 거론된다. 하지만 이것 말고도 최근에 또 다른 문제로 등장하고 있는 것이 온라인 게임의 사행성 문제이다.

 

게임회사에서 시행하는 이벤트가 언론을 통해서도 종종 보도되는 것처럼, 이벤트의 성격을 넘어 사행성의 문제로까지 비추어지고 있는 것이 그 하나이다. 과다한 경품, 현금지급, 어린 청소년을 상대로 한 확률성 아이템의 판매, 고가의 아이템의 판매 등 의심이 가는 것들도 여러가지가 있다.

 

그래도 이런 문제는 아직 규정도 명확하지 않아 법률을 위반한 것인지 명확하게 말하기도 어렵다. 더구나 행사 자체가 이벤트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위법이라고 할 만한 근거로 삼기가 매우 어렵다.

 

다른 하나는 고포류 게임에서 특히 많이 나타나는 문제이다. 고포류 게임이 그 동안 사행성의 문제에서 한 발 비켜 나갈 수 있었던 것은 사이버머니의 환전금지와 무료충전을 통해 누구나 즐겁게 게임을 할 수 있도록 하면서 아이템 판매를 통해 간접적으로 사이버머니를 충전하는 부분 유료화 모델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러한 기본적인 룰마저 지키지 않으려는 경우가 있어 우려스럽기도 하다. 무료충전 기능을 없애는 방식으로 실질적으로 사이버머니를 직접 팔겠다는 게임이 있다. 특정한 사람의 추천이 있어야 가입이 되게 하는 게임도 있다. 또한 누가 봐도 전체이용가 게임인데 18세 이상이 가능한 청소년불가게임으로 신청되는 게임도 있다. 물론 몇몇 특정 게임들이다.

 

또한 게임 한 판의 금액이 커서 사행성의 의심이 들기는 하지만 환전이 되지 않고 금전적 손실이 없다는 점 등에서 사이버머니는 단순히 숫자일 뿐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점차 신뢰를 잃어가는 측면에서 살펴본다면 이제 온라인게임도 사행성에서 마냥 자유로울 수만은 없다고 본다. 물론 아직 규정이 미흡한 점도 많다. 한판의 배팅 최대금액이나 자동배팅, 아이템 구매 금액에 대한 월한도, 아이템의 판매 금액 한도, 1일 또는 1회 판매 아이템 한도, 배팅 금액을 현금으로 환산시 최대 배팅 금액한도 등이다. 물론 이러한 내용들은 사행성이라는 것을 전제로 하였을 때 필요한 규정들이다. 온라인게임에는 아직 이러한 규정의 도입이 필요한 단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최근에 게임 등급분류를 하다보면 건전할 것이라고 생각하던 온라인 게임에 대한 신뢰가 점차 무너지고 있구나 하는 느낌을 갖지 않을 수가 없다. 물론 그 느낌은 필자 개인적인 것일 수도 있지만 이야기를 하다보면 공감하는 듯한 분위기를 느낄 때도 있다.

 

위와 같은 사항들을 단지 고포류 게임에 한정된 이야기일 이라고 단정적으로 말하고 싶지만 고포류게임 이외에도 슈팅이나 퍼즐 등 단순한 캐주얼 게임을 이용한 사행행위가 벌어져서 등급분류를 취소당하기도 한다. 그러다보니 온라인게임에 대한 신뢰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문제를 단순히 아케이드게임을 억눌러서 나타나는 풍선효과로만 파악하기에는 어딘지 모르게 이해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더구나 최근에 이러한 일이 민원의 대상이 되어 게시판 등에 올라오기도 한다.

 

결국 이러한 문제를 종합적으로 살펴본다면 법을 위반하여 처벌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하여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란 점이다. 사람들은 법 이전에 도덕이라든가 사회통념에 비추어 생각을 하고 이것이 잘못되었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 그것을 문제시하고, 또 그 의견에 많은 사람들이 동조하게 되면 결국 법률로서 규정되는 단계로까지 진행되어 나간다는 점이다.

 

나만 아니면 된다고 하여 온라인 게임에 대한 새로운 규제가 나타나는 것을 막을 수 있을까. 이것은 찬성 반대의 문제 이전에 업계 스스로 쾌적한 비즈니스 환경 조성을 위한 노력이 필요한 문제가 아닌가 한다. 수족을 자른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모두가 고통을 분담하지 않는다면 흐르는 물줄기를 누가 막을 수 있을지 생각해 볼 일이다. 자율심의도 바로 이 것과 직결되는 것이 아닌가 한다.

 

 

김창배 게임물등급위원 code235@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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