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리그’와 ‘철권리그’의 본격적인 대결이 시작된다. 스타리그와 철권리그는 각각 온게임넷과 MBC게임의 대표적인 e스포츠 대회입니다.  스타리그가 처음 시작된 것은 2000년대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반면 철권리그는 지난해 혜성처럼 등장한 새로운 e스포츠 입니다. 신구 e스포츠간의 대결인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아마 스타리그와 MSL리그의 대결이 더 맞다고 하겠지만 이 하나만 놓고 보면 분명 얘기가 달라집니다. 스타리그 결승전과 철권리그 결승전이 지난 17일 같은 날 비슷한 시간에 실시됐습니다. 어차피 팬도 다르고 게임 스타일도 다르기 때문에 이를 두고 무슨 문제가 있느냐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이건 분명 소리없는 전쟁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오래전부터 온게임넷과 MBC게임은 ‘스타크래프트’ 개인리그로 대결해왔습니다. 어떤 방송이 더 낫다고 평가하긴 좀 그렇지만 전체적인 흐름은 온게임넷이 다소 앞서는 형국이었습니다. MBC게임 입장에서는 같은 선수들이 출전하는 대회인데 타방송에 시선이 더 쏠리면 분명 자존심이 상할만 합니다.

 

그렇지만 이미 그런 흐름은 부정한다고 해서 될 게 아닌 것입니다. MBC게임 입장에서는 언제나 이 같은 상황의 반전을 꿈꾸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런데 지난해 철권리그가 등장하면서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철권리그가 깜짝 인기를 끌면서 많은 팬들을 불러모은 것입니다. 반년만에 벌써 3번째 대회를 치르고 있을 정도로 인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일까요. MBC게임이 ‘철권리그’의 결승전을 진행하는 날짜가 하필이면 ‘스타리그’ 결승전인 17일로 동일한 것입니다.  방송은 20일에 했기 때문에 시청률 상으로는 큰 문제가 없겠지만 왠지 MBC게임이 온게임넷에 선전포고를 한 모양세 입니다.

 

이를 계기로 두 방송사가 철천지 원수지간이 될일은 없겠지만 최근 스타리그 인기가 예전만 못한 온게임넷 입장에서는 강력한 경쟁자가 나타났으니 속이 쓰릴 것이 분명합니다. 그간 묘한 신경전을 펼치면서도 아슬아슬한 동업자 관계를 유지해온 양 방송사의 대결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e스포츠 팬의 입장에서 적잖은 관심이 갑니다.

 

 

[더게임스 조만규기자 nowar80@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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