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9년  5대 메이저가 2조 5000억원이라는 매출을 달성하며 한국 게임산업의 저력을 과시했습니다.  2007년에 겨우 1조 1000억원을 넘어섰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 성장 속도가 무섭네요.  정말 한국 게임산업이 대단하다는 자부심을 감출 수 없습니다.

 

5대 메이저 기업 뿐입니까. 2007년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 규모는 2조 2000억원이었고 2008년은 2조 6000억원으로 집계됩니다.  지난해는 3조 4000억원 수준으로 성장했다고 추정하고 있지요. 국내 시장도 참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이를 잘 살펴보면 우려되는 부분이 없지 않습니다. 5대 메이저 기업의 매출 성장 추이와 국내 온라인 시장 전체 규모의 성장 추이를 비교해 보면 너무나도 무서운 결과가 도출됩니다.

 

지난 2007년 5대 메이저 매출을 제외한 국내 온라인 시장 규모는 1조 1000억원 수준이었습니다.  2008년 5대 메이저 매출이 1조 5000억원 수준이었으니 마찬가지로 1조 1000억원이었네요. 2009년 시장은 추정치이지만 역시 비슷하게 9000억원에서 1조원을 왔다갔다 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자, 이제 우리는 알게 됐습니다. 숫자 놀음에 빠져 전체 시장이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착각에 빠져 있던 겁니다. 실제로는 5대 메이저를 제외하고 국내 온라인 시장은 성장하지 않았습니다. 개별 기업을 따지면 성장한 곳도 있겠지만 전체 규모에서는 큰 차이가 없었던 겁니다.

 

이런 사실을 숫자로 확인하니 산업계의 어려움이 정말 절절하게 느껴집니다. 특히 중소업체 입장에서는 지옥과도 같을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새롭게 시장을 창출한 작품이 거의 없었을 테니까요. 또한 퍼블리셔들이 왜 퍼블리싱을 기피하는 지도 좀 더 확실하게 알 수 있었습니다.

 

지난해 게임산업은 경기 방어주 역할을 톡톡히 하며 사회 전반에 걸쳐 높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성과도 좋았지요. 그러나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밖에는 너무 참혹한 현실이 있었는지 모릅니다. 마치 연극을 보는 관객들이 연극무대 뒷편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 지는 모르는 것처럼 우리는 게임산업의 뒷면에 어떤 현실이 자리하고 있는지 몰랐던 것일지도 모릅니다.

 

이번 경인년은 특정 업체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이 아니라 산업 전체가 재조명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더게임스 임영택기자 ytlim@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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