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게임 개발사들에 좋은 몇가지 소식이 있다. 물론 듣는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다 듣고 나면 희망과 기대 정도는 가질 수 있을 것 같다. 그 이야기를 들려준 사람은 문화체육관광부 김재현 과장이다.

 

지난해 10월초 게임콘텐츠산업과장으로 부임했으니까 3개월여 지난 셈이다. 개인적으로 지난해 10월말 이달의게임 시상식 자리에서 김 과장을 처음 봤다. 김 과장이 주관하는 자리가 아닌 까닭인지 그리 강한 느낌을 받지는 못했다.

 

초임 과장이라는 선입견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프레쉬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후로 산업계의 지인들로부터 오픈마인드에 자기 주관이 뚜렷한 분이라는 평가를 들을 수 있었다.

 

지난주 본지는 중소기업의 현황과 육성 방안을 모색하는 좌담회를 가졌다. 중소기업 대표 몇분과 함께 김 과장을 초대했다. 게임산업 정책의 주무 과장에 고사직전인 중소기업의 상황을 알리고 정책 마련을 촉구하자는 의도였다. 김 과장이 평소 자기 생각을 분명히 전하는 스타일이라는 평 때문에 의외의 이야기를 들을 수도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감도 있었다.

 

작품을 만들어도, 퍼블리싱할 채널이 없다. 메이저들이 개발자의 몸값을 올려 놓아서 개발자들이 중소 개발사는 아예 거들떠 보지 않는다. 투자를 받으려 해도 중소기업의 제안서는 쳐다 보지도 않는다. 그나마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받으면 거의 사채 수준의 댓가를 요구한다. 개발, 인력, 투자, 퍼블리싱 등 모든 분야에 걸쳐 중소기업들은 꽉막혀 있다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당연히 정부의 육성 정책을 촉구하는 목소리로 이어졌다.

 

답변에 나선 김 과장은 필자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아니 그 이상였다. 김 과장은 이 자리에서 중소 기업 대표들에 몇가지 희소식을 전해줬다. 우선 중소기업들의 온라인 게임을 국내에서 퍼블리싱할 수 있는 채널을 만들겠다고 했다.

 

마치 영화에 있어 독립영화전용관과 같은 ‘중소기업 전용 게임 포털’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 게임 포털을 브랜드화해 홍보도 하고 마케팅까지 해주겠다는 말도 했다. 그동안 작품을 개발해도 국내 서비스할 퍼블리셔를 못찾아 좌절해야만 했던 중소기업들에겐 꿈같은 이야기가 아닐수 없다.

 

중소기업의 자금 경색을 해소할 수 있는 보따리도 풀어 놓았다. 기획이나 개발 단계의 게임 자체를 담보로 수출입은행에서 30억원까지 돈을 빌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낭보도 들려줬다.

 

하반기에 미완성 단계의 게임의 가치를 평가할 수 있는 ‘가치평가제도’를 도입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이 제도가 시행되면 기획서만 가지고도 완성된 게임의 매출을 평가하고 이를 근거로 수출입은행으로부터 저리의 자금을 빌릴 수 있게 된다.

 

김 과장은 중소기업들에 대한 요구도 함께 했다. 중소기업들이 제 목소리를 제대로 내달라고 했다. “이 자리를 빌어 정말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지금처럼 통일된 목소리를 내 달라는 것입니다. 정책을 입안하는 입장에서 의견을 주지 않으면 도움을 주고 싶어도 할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 무엇이 필요한지 중소기업을 하시는 분들이 명확하고 통일된 목소리를 들려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김 과장은 그런 자리도 마련하겠다 했다. 이달 중에 협회에 중소기업분과위원회를 설치할 계획이라고 도 했다. 김 과장 스스로 중기위원회에 정기적으로 참석해 중기의 어려움을 현장에서 생생하게 듣겠다고 했다.

 

우연인지 모르지만 좌담회를 하는 동안 김 기영 사장이 협회 신임회장으로 추대됐다는 소식이 전해져 왔다. 김 사장은 ‘오디션’ 신화로 일약 스타가 됐지만 누구보다도 중소 개발사의 어려움을 잘 아는 분이다.

 

게임 산업 주무 과장은 스스로 자리를 마련해 중소기업의 이야기를 듣겠다 하고, 중소기업의 아픔을 누구보다 잘 아는 분이 협회장이 됐다는 것이 아마도 이 칼럼을 통해 여러분께 전해주고 싶은 가장 큰 희소식이 아닌가 싶다.

 

 

[더게임스 이창희 편집부국장  changhlee@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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