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한 행사장에서 재미있는 광경을 보게 됐습니다. 휴대폰을 이용해 게임을 하는데 화면은 TV로 출력되는 작품이었지요.  휴대폰은 사실 컨트롤러 역할만 했을 뿐입니다. 그런데 더 재미있는 것은 이게 휴대폰과 TV 사이의 이야기만은 아니라는 것이지요. PC, 디지털액자, 심지어는 냉장고와도 연동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 이어졌습니다. 네, 바로 삼성전자가 최근 발표한 크로스 플랫폼 전략의 일부분입니다.

 

사실 이 시장은 아직 시작 단계에 불과합니다. 휴대폰 앱스토어와 달리 얼마나 시장이 성장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이지요. 그러나 관련 업계에서는 이런 다양한 가전제품에 콘텐츠가 탑재되는 시장이 향후에 매우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특히나 최근 경향이 하드웨어의 판매를 소프트웨어의 힘으로 촉진하는 상황이어서 상당히 가능성 있다고 하네요.

 

그런데 이쪽 관련 이야기를 들어보니 아직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지는 국내 콘텐츠 업체는 많지 않은 것 같더군요. 전세계적으로는 이 부분에 대해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하는데 말입니다. 글로벌 게임업체들 대부분이 이미 이쪽 시장에 발을 들여 놓았다는 설명이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들으니 조금 아쉽더군요. 우리나라야 말로 IT 강국에다 인터넷과 관련해 최첨단을 달리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정작 한국 기업들은 세계적인 변화에 대해 무관심해 보였기 때문입니다. 하긴 국내 산업의 경우 온라인 시장 위주이다 보니 아직은 온라인 게임이 진출하기 어려운 이 시장에 관심을 가지는 업체가 없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여름날 준비를 하지 않으면 추운 겨울을 이겨내지 못하듯 미리 대비하지 않고서 과연 이 시장에 명함을 내밀어 볼 수 있을까요. 늦었다고 생각했을 때가 가장 빠르다고 하지만 사실 늦었다는 것은 말 그대로 늦은 것입니다. 그동안 한국 산업은 온라인 중심의 성장이 문제라는 지적이 있어왔는데 과연 언제쯤 이런 편중 현상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궁금하네요. 조금은 색다른 시도를 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요.

 

 

[더게임스 임영택기자 ytlim@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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