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인터넷 업체가 발표한 것에 따르면 엔씨소프트의 김택진 대표는 국내 20위 재벌 가운데 유일한 자수성가형이다. 자신의 힘으로 회사를 재벌의 반열(?)에 올려 놨으니 대단하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국내는 날이 갈수록 부익부 빈익빈이 심각해지고 있어 김 대표의 성과는 더 두드러져 보인다.

 

하지만 김 대표가 그처럼 높은 위치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그 스스로 뛰어 난 것도 있지만, ‘리니지’에 열광했던 수많은 유저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국내 게임 시장 흐름이 온라인으로 넘어가는 절묘한 순간에 ‘리니지’라는 불새출의 작품이 나온 것도 중요하지만 이 작품을 몇날 며칠을 밤새는 것도 마다하며 즐겨준 수많은 유저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들 유저들은 이런 작품을 즐길 수 있다는 것에 도리어 감사하며 엔씨의 요구를 수용하면서 묵묵히 게임을 즐겨왔다.

 

엔씨가 이제는 좀 더 중요한 일을 해야할 시점이 됐다.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이 최악의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0여년간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해온 국내 게임 시장은 그동안 쌓였던 사행성, 폭력성과 같은 문제들이 동시에 불거지면서 온라인 게임에 대한 곱지않은 시선이 늘어나고 있다. 이젠 수출도 중요하지만 내부 단속을 먼저 해야할 상황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중요한 역할을 해야할 인물들은 무엇을 하는지 도무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나서지를 않는다.

 

역사에서 난세의 영웅은 자신이 원하던 원하지 않던 그만큼 책임을 가지고 태어난다고 한다. 종국에는 실패로 끝날지라도 자신에게 주어진 몫은 꼭 해야한다는 것이다. 게임 개발업체 대표를 영웅에 비유하는 것은 과한 감도 없지 않지만 그래도 이럴 때 나서서 그간의 문제를 하나둘씩 정리하는 살신성인 정신을 발휘해 준다면 자수성가형 재벌이라는 소리보다 더 큰 감동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더게임스 조만규기자 nowar80@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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