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플 인수에 3000억원이 넘게 썼다던데 그 돈으로 게임을 만들었으면 ‘던전앤파이터’ 같은 작품이 안나왔을까요.” 얼마전 만난 한 중소개발업체 관계자분이 한 말입니다. 최근 시장에 이렇다할 흥행작도 찾기 힘들고 퍼블리싱 계약을 맺었다는 소식도 잠잠하다는 이야기 끝에 나온 이야기입니다. 메이저 기업들이 돈은 많이 벌었는데 그 돈을 산업계에 재투자하는 것 같지는 않다는 질타였습니다.

 

그분과 나눴던 말대로 올해 산업계는 정말 특별한 이슈를 찾기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안 좋은 이슈는 많았지만 들으면 기분이 절로 흐뭇해지는 이야기나 새로운 소식들은 그다지 많지 않았습니다. 솔직히 말해 참관객 기록을 갱신했던 지난 지스타2009의 경우도 기자 입장에서는 볼거리가 없었습니다.

 

이미 다 알려진 작품들이었지요. 새로운 것을 찾기가 힘들었습니다. 그 뿐입니까. 올해 한해 메이저급 퍼블리셔들이 계약을 맺은 국내 작품의 숫자가 몇이나 되던가요. 또 론칭한 작품을 얼마나 있습니까. 새롭게 개발하고 있다고 들려온 작품은 몇이나 되고요. 신작 중에 성공했다고 말할 작품은 무엇이 있습니까.

 

한해가 저물어가는 시점에서 돌이켜 본 2009년 게임산업계는 정말 침체 아닌 침체였다고 판단됩니다. 해외 시장에서의 성과에 힘입어 주요 메이저 기업의 매출을 상승했다고 하지만 국내는 정체를 거듭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주요 메이저들이 분명 돈은 벌고 있지만 그 돈이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지 알다가도 모르겠다는 것이 중소개발사 관계자들의 말입니다.

 

혹자는 말합니다. 성공을 예측하기 쉽지 않은 게임시장에서 이미 성공한 작품을 가져가는 것이 더 옳은 선택이 될 수 있다고. 지금처럼 위태위태한 상황에서는 긴축 경제가 답안이라고. 그러나 온라인 시장이 태동했던 지난 90년대 후반을 돌이켜 보면 그 당시도 힘든 경제 상황을 겪었고 시장을 개척했던 이들에게는 불굴의 열정과 도전정신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이 바로 이런 열정과 도전정신이 필요할 때가 아닐까요. 2010년은 보다 열정적인, 살아 움직이는 산업계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더게임스 임영택기자 ytlim@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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