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이 매섭게 몰아치는 겨울이 오고 방학기간이 도래하면 게임 업체들은 대목을 준비합니다. 업계에서 겨울은 일년중 가장 중요한 시기입니다. 대부분의 유저들이 찬바람이 불때는 집 밖을 나가긴 보단 집 안에서 그동안 미뤄놨던 게임을 즐기기 때문입니다. 이번 겨울 역시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많은 유저들이 컴퓨터 앞으로 모여들겠지요.

 

하지만 이번 겨울 시즌에는 과거와는 사뭇 다른 양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겨울 방학 시즌을 겨냥해 게임을 오픈하는 것이 대세였던데 반해 올해는 유난히 오픈보다는 CBT를 하는 게임들이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12월에 CBT를 실시하는 게임만 해도 하나하나 거론하기도 벅찰 정도로 많습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 같은 현상에 대해 개발 일정이 미뤄지다 보니 상황이 이렇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원인을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개발 일정 때문에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 하더라도 12월에 다 몰리는 것은 왠지 의문이 생기는 부분입니다.

 

모든 개발자들이 12월에 CBT를 하자고 논의를 한 것이거나 아니면 업체들 내부적으로 올해가 가기전에 최소한 CBT는 하자고 계획을 세웠던 것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아무래도 올해가 가기전에 CBT라도 실시해 유저들에게 눈도장을 받겠다는 의도가 더 커 보입니다.

 

과거 같으면 유저들은 오픈한 게임들 가운데 마음에 드는 것을 골라 번갈아가면서 플레이를 해볼텐데 올해는 그런 기회 조차 없는 셈입니다. 부지런한 유저의 경우 미리 CBT 계정을 신청했겠지만 겨울 방학전에 대부분의 학교가 시험을 기말고사를 치르는 것으로 봤을 때 계정을 확보한 유저는 많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이번 CBT는 유저를 위한 것이라기 보다는 업체들의 위한 일정이 돼버릴 공산이 커진 셈입니다.

 

유저가 참여하지 않는 CBT가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조심스럽게 듭니다. CBT의 목적은 유저들에게 ‘우리 게임 만들고 있다’고 그저 알리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만든 게임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무엇이 장점인지 등을 냉정하게 평가 받기 위한 것입니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없다는 속담은 12월 게임 시장을 두고 하는 말 같아 아쉬움이 더 크게 듭니다.

 

 

[더게임스 조만규기자 nowar80@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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