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서울 광진구 멜론AX홀에서는 ‘대한민국e스포츠대상’이 있었습니다. 올해는 예상했던 대로 이제동 선수가 최우수 선수에 선정됐네요. 올 한해 이루 다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난 활약을 펼쳤으니 이미 수상은 예견된 것이나 마찬가지 입니다.

 

그런데 이날 시상식에는 함께 축하해주어야 할 화승오즈 팀원들이 보이질 않았습니다. 무슨 이유 때문인지 이들은 대거 불참했고 이제동 선수는 다소 쓸쓸하게 상을 받았어요. 최우수 선수상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한 관경이었습니다.

 

모든 관계자들이 올해는 이제동 선수가 상을 탈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으니 화승팀 역시 이를 아마 낙관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팀원들이 행사장에 나타나지 않은 것은 필경 무슨 큰 일이 있었나봅니다.

 

혹시 이날 경기가 있어서 불참한 건 아닐까요. 이날 1시에 화승팀은 KT와 경기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KT는 감독이 직접 참가를 했던 만큼 이는 설득력이 없습니다. 행사가 있는 당일 경기를 잡지 않는게 더 낫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머리속을 떠나질 않습니다.

 

그런데 이날 행사에서 아쉬운 것은 또 있었습니다. 협회는 이날 설립 10주년을 맞아 사진전도 진행했고 연말에 처음 행사를 진행하면서 레드카펫과 포토존을 만들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했습니다. 추운 날씨에도 많은 팬들이 찾아와 멋진 양복을 입은 선수 사진을 촬영하고 환호도 해주었습니다. 팬들에게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행사였습니다.

 

또 협회는 유명한 최현우 마술사도 초청하고 가수들도 불러 다양한 공연을 진행했습니다. 헌데 오기로 했던 소녀그룹이 몇몇 멤버가 다른 방송과 일정이 겹친다는 이유로 일부만 행사장에 나타나 공연을 하지 않은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또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아서 인지 소식을 전해야할 기자들이 거의 오질 않아서 말그대로 관계자는 빠진 그런 행사로 진행되고 말았습니다. 어떤 선수는 다른 대회와 일정이 겹쳐 상을 받지 못했습니다.

 

한해를 정리하는 의미에서 처음 연말로 옮겨 야심차게 준비했지만 이래저래 아쉬움만 크게 남았습니다. 최소한 내년에는 이런 문제는 더이상 발생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주인공이어야 할 선수들도 외면하는 잔치에 누가 오길 바라겠습니까. 설마 팬들은 많이 왔으니 성공적인 대회라고 평가하시는 건 아니겠지요.

 

 

[더게임스 조만규기자 nowar80@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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