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이럴수가 있습니까. 계약 하루전에 다른 업체와 계약을 한다고 연락을 주다니요…” 부산 벡스코에서 열렸던 지스타2009 현장서 만나기로 했지만 약속을 어긴 지인에게 연락을 했을 때 제일 먼저 나온 얘기입니다.

 

전말은 이렇다고 합니다. 해외업체의 게임을 수입하기로 한 계약건 때문에 부산에 내려올 일이 있어 기자와 함께 간단하게 술한잔 하자고 약속했다고 하네요. 한데 계약을 하기로 했던 외국업체가 돌연 계약 하루만에 태도를 바꿔 다른 업체와 계약을 한다고 일방적인 통보를 하는 바람에 부산에 내려올 수 없었다는 억울한(?) 내용이었습니다.

 

지인의 얘기를 듣다보니 정말 외국업체와 계약을 하기 위해 상당한 공을 들였던 것 같습니다. 전화 목소리만으로도 상당히 큰 충격을 받았다는 느낌이 전해졌으니까요. 비즈니스 세계에서 이런 일이 한두번이겠느냐는 위로를 던졌지만 업계의 상도의나 해외업체의 비상식적인 행도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됐죠.

 

해외 업체가 자사의 게임을 국내에 넘기기 위해서는 당연히 한 곳만 접촉하지는 않을 겁니다. 한국 게임업체들도 해외 진출을 할 때 한 곳에만 목메지 않듯이 말이죠. 계약이라는 것이 워낙 변수가 많은 만큼 도장을 찍기전까지는 못믿을 수 밖에 없죠. 하지만 이번 경우는 다소 예외라 할 수 있죠.

 

구두계약 역시 계약의 한 부분이라는 점을 볼 때 이번 지스타에서 계약을 하겠다고 말한 것은 분명 계약의 또다른 형태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약 전날 다시 통보해 저쪽에서 더 많이 준다는 이유로 파기를 선언하는 해외업체의 몰상식한 태도는 도저히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죠.

 

냉혹한 비즈니스 세계에서 어찌보면 기자의 생각을 이상적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지요. 옛날 한국 경제의 주춧돌로 활동했던 보부상들 조차도 작지만 자신의 말은 지키려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그만큼 신뢰를 바탕으로 한 장사를 했다는 얘기죠. 여기에 비춰볼 때 과연 해당 해외업체가 얼마나 신뢰를 앞으로 지킬 수 있을지 의문이 가네요.  해외 업체들의 국내 진출이 앞으로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지인의 사례가 어쩌다 생긴 일이었으면 좋겠네요.

 

 

[더게임스 안희찬기자 chani71@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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