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느덧 12월이 돼 더이상 넘길 달력이 남아있지 않게 되었습니다. 매년 이맘때가 되면 각종 시상식이 열립니다. 한해를 마무리하고 수고한 사람들에게 칭찬의 의미가 담긴 상을 수여하지요.

 

e스포츠 분야에서도 대한민국e스포츠 대상 시상식을 연말에 개최하기로 했습니다. 지난 시상식까지만 해도 연초에 열렸었는데, 한해를 정리하는 의미와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번부터는 연말에 열기로 한 것이지요.

 

올해에 e스포츠 분야에서는 참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이제동은 9개월 연속 케스파(KeSPA) 랭킹 1위를 고수했고, 처음으로 실내 올림픽에도 참가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또 WCG2009에서도 우승을 차지해 2연패를 달성하기도 했습니다. 서른이라는 나이에 승리를 거둔 임요환에게 공로상 수여도 고려해볼 시점입니다. 이외에도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정작 축제가 돼야할 시상식은 그다지 환영받지 못하고 있는 듯한 인상을 지을 수 없습니다.

 

시상식 시점이 다소 애매하기 때문입니다. 급작스럽게 날자를 옮긴 이유도 있겠지만 각종 e스포츠 리그가 한창인 요즘 어느 누가 태평하게 시상식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게다가 시상식 바로 다음날부터는 태백에서 IeSF챌린지가 열릴 예정이니 관계자들 또한 바쁘기는 매한가지일 것입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시상식은 그저 그런 형식적인 행사로 마무리될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시상식을 안하고 그냥 넘어가자니 프로스포츠라고 외치면서도 변변한 행사도 없다면 왠지 모양세가 더 안좋아 보입니다. 울며겨자먹기로 억지로라도 해야 하는 상황인 것입니다.

 

시상식은 일종의 축제입니다. 한해 잘 지어온 농사를 냉정하게 평가받는 자리입니다. 과장을 조금 보태면 모든 e스포츠 관계자들 한자리에 모아놓고 노고를 하루 종일 칭찬해도 모자란 자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e스포츠 관계자 모두가 다른 일에 치여있는데 시상식이 제대로 이뤄질까 걱정입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레드 카펫도 깔고 포토타임도 갖는 부대행사가 마련돼 있다는 점입니다. 비록 억지로 하는 시상식이더라도 e스포츠 관계자와 팬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자리여야 합니다. 이렇게 생각하니 억지로 끼워 맞춘 듯한 시상식 시점이 크게 아쉬움이 남습니다.

 

 

[더게임스 조만규기자 nowar80@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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