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국립중앙도서관에서 개최된 ’게임물 등급분류제도 개선 세미나’에서는 출범 3주년을 맞은 게임물등급위원회의 나아갈 방향과 게임의 사행성에 대한 각계 전문가들의 열띤 토론이 벌어졌습니다. 세미나에서 주제발표를 한  박노창 법무법인 디카이온 변호사는 베팅성 게임의 경우 사행행위특례법의 적용대상이라며 향후 이에 대한 토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김종일 NHN팀장은 “게임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사행성 게임물’의 정의가 형법상 도박죄나 사특법상 사행행위의 정의보다 포괄적이기 때문에 웹보드게임도 이에 포함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반박하기도 했습니다. 워낙 민감한 사안이다보니 세미나장에서는 이에 대한 찬반양론이 뜨겁게 달아올랐습니다.

 

법 해석을 두고 열띤 토론이 오고 가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너무도 뜨거웠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이날 세미나장에 참석한 아케이드 업체 대표 A씨는 “게임위가 존재하는 이유를 알 수 없다”며 “온라인게임에서는 점수보관이 되고 아케이드게임에서는 안되는 이유가 뭐냐”라며 게임위의 답변을 강력하게 요청했습니다.

 

이에 위정현 교수가 “아케이드게임의 경우 ‘바다이야기’라는 전과를 지니고 있다”며 “이에 대한 개선이 없이는 발전이 없다”며 부연설명을 하는 도중 참석자 중 한명이 “우리를 전과자로 모는 것은 지나치지 않냐. 발언을 삼가하라”며 고성을 지르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위교수는 “발언 도중에 끼어드는 것은 옳지 않다”며 이야기하자 그는 또 “도대체 너희가 교수냐. 알고나 말하라”며 윽박지르자 행사장은 그야말로 난장판이 됐습니다.

 

결국 진행요원이 고성을 지른 참석자를 행사장 밖으로 내보내며 사태는 일닥락됐습니다. 게임위의 세미나에서 이같은 일이 벌어진 것은 제 기억으로도 벌써 3번째입니다. 매번 게임위에서 주최하는 세미나에서 아케이드 관계자들은 게임위를 성토하며 행사장을 소란스럽게 만들지요.

 

물론 ‘바다이야기사태’ 이후 산업이 위축되고 그로인해 생계가 막막해진 그들의 마음은 십분 이해합니다. 하지만 행사장에서 소리를 지른다고 해결되는 것은 아닐 겁니다. 정상적인 절차는 얼마든지 있으니까요. 게임위 세미나장이 항상 난투장으로 끝나는 슬픈 현실이 하루 빨리 고쳐지기 위해서는 우선 아케이드업계의 자정노력이 선행돼야 하지 않을까요.

 

 

[더게임스 모승현기자 mozira@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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