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판은 황금빛으로 물들어 가고 내리쬐는 햇살은 따사롭게 느껴져 마음이 한결 여유로워 진다. 올 한해 시작할때만 해도 이러한 여유를 만끽할 수 있을 지 노심초사(勞心焦思) 했다.


사상 유례없는 전 세계에 불어닥친 금융위기로 무사히 올 한해를 지낼 수 있을 지 걱정했기 때문이다. 특히 ‘이러한 위기가 기회가 될 수 있다’면서 게임업계는 공격적인 경영에 나서야 한다고 전망한 것도 마음 한구석을 무겁게 한 것도 없지 않았다.


이제 금융위기가 어느 정도 벗어나 세계 경제는 나아지고 있어 예전의 불안감이 없어진 것도 있지만 게임시장에 대한 전망이 결코 틀리지 않았던 점이 그나마 마음의 여유를 갖게 한다.


게임업계는 주식시장에서 대장주로 대접을 받고 있고 풍요로운 수확의 계절에 맞춰 대작들을 쏟아내고 있다. ‘아이온’의 흥행을 이어갈 대작으로 수 백억원이 들어간 블록버스터 신작게임 ‘테라’ ‘아르고’ ‘에버플래닛’ ‘드래곤볼온라인’ 등은 물론 해외에서 검증받은 게임 ‘에이지오브코난’ ‘워해머온라인’ 등이 출시를 앞두고 시장에서 검증을 기다리고 있다.


이러한 대작게임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인터넷에 접속하면 바로 즐길 수 있는 웹게임, 시리어스 게임 등도 출시될 전망이어서 게임 시장을 한결 풍성하게 만들어 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시장은 풍성해지고 일부 게임업체들은 물이 오를대로 올랐을 지 모르나 여전히 해결해야할 숙제도 많은 것이 현실이다.


국정감사장에서도 지적되었듯이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주고 있는 청소년들의 게임 중독문제도 더 이상 방치해둘 수는 없다. 사행·폭력적 게임에 대한 사회적 부정 여론도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는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가 취약한 구조다. 취약한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게임분야는 ‘군계일학’이다. 게임의 수출 규모가 10억달러를 넘어설 정도로 온라인 게임 시장에선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국제경쟁력을 갖춘 몇안되는 콘텐츠중 하나이다.


하지만 이는 일부 게임업체의 이야기에 국한돼 있다. 게임산업의 기반이 되는 중소게임개발업체들이 생존할 수 있는 터전은 척박해지고 있다.


게임산업의 지지 기반을 형성하고 있는 중소게임 개발사에 대한 지원책은 시급히 나와주어야 한다. 다행스럽게도 실용정부가 IT산업을 미래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기 때문에 그 후속책에서는 중소게임개발업체에 대한 지원책을 포함한 게임산업에 대한 육성방안을 담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문제는 또 있다. 온라인 게임 분야에서는 세계시장에 내놓을 만한 작품들이 많지만 정작 하드웨어 분야에서는 세계시장에 내놓을 제품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IT하드웨어 분야에서는 세계적인 제품을 내놓고 있지만 게임 시장에서 만큼은 그렇지 못하고 있다.


이제 이러한 문제를 정면돌파할 때가 아닌가 싶다. 닌텐도와 소니를 부러워하지만 말고 하드웨어 기술력과 온라인 게임소프트웨어에 대한 노하우를 접목, 세계 시장에서 충분히 경쟁할 수 있는 게임기를 만들어 내놓을 수 있도록 게임계가 진정으로 고민해야 한다.


우리가 금융위기를 기회로 살렸듯이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 고민을 하고 해결책을 찾을 때 우리는 진정 게임업계의 강국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원철린 가온게임즈 사장 crwon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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