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게임을 만들어 정식 상용화하기까지는 여러 단계의 테스트 과정을 거친답니다. 알파테스트, 베타테스트, 참 종류도 가지각색이죠. 최근엔 프렌즈베타, 포커스그룹테스트, 프리오픈베타 테스트라고 해서 더욱 세분화되는 추세예요.

 

그냥 ‘베타테스트’ ‘무료 서비스’ ‘유료서비스’ 하면 될 텐데, 왜 이렇게 까다롭게 해서 일반인들은 물론 게이머들조차 헷갈리게 하는 지 이해가 안가시죠?

 

어차피 온라인 게임의 속성이 서비스하면서 고쳐 나가는 것인데, 뭐하러 그렇게 다양한 테스트를 합니까라고 묻고 싶겠지만, 사실 그게 다 이유가 있습니다. 조금씩 성격이 다르긴 해요. 버그나 오류, 혹은 예상치 못한 기술적 문제를 바로잡는 과정이니까요. 그러나 실상 개발자들조차 미처 생각하지 못한 아이디어나 참신한 시스템을 테스트 과정에서 얻을 수 있어 일석이조죠.

 

그래서일까. 과거엔 고의로(?) 덜익은 미완성 작품을 내놓고 유저들의 의견을 들어가며 하나하나 완성도를 높여가는 개발사까지 있었다는군요. 지금 생각하면 꿈만같은 일이죠. 그런데, 언제부턴가 테스트 버전의 완성도가 급속도로 높아지고 있습니다. 대작의 경우 알파테스트 버전이 4∼5년전의 상용화 버전 수준일 정도죠. 아마도 이는 ‘WOW’나 ‘아이온’같은 블록버스터 대작들의 영향일 겁니다.

 

이거야 원 말이 테스트 버전이지, 상용화해도 남을 만한 퀄리티를 갖고 베타 테스트를 하니 말입니다. 콘텐츠의 양도 과거 상용화 버전만큼 쌓아놓고 테스트를 하는게 보통입니다. 그러니까 오픈베타 1∼2주만에 상용화하는 게임이 나오는 것이겠죠. 당연히 테스트에 참여하는 유저들의 눈높이는 ‘지붕뚫고 하이킥’입니다. 섣불리 클베를 하겠다고 나서다간 낭패 보기 안성맞춤이예요.

 

이쯤되면 신작을 준비하는 업체들로선 어깨가 많이 무거울 겁니다. 갑자기 한 중소 개발사 사장 말이 뇌리를 스치는 군요. “이젠 ‘오픈베타 테스트(OBT)’가 아니라 ‘오픈베타 서비스(OBS)’라 불러야 해요. 오픈 베타는 사실상 서비스 전쟁의 시작이거든요. 유저들이 소소한 실수도 봐주질 않잖아요.”

 

맞는 말입니다. OBT는 이제 사실상 ‘무료서비스’로서 OBS라 부를때가 됐습니다.

 


[더게임스 이중배기자 jblee@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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