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지족들의 지대한 관심 속에 국내 첫 모바일콘텐츠 오픈마켓이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SK텔레콤이 지난 9일 오픈한 T스토어가 바로 그 것인데요. 어떤 콘텐츠 들이 담겨 있을까. 또 어떤 획기적인 서비스가 이뤄질까 매우 궁금 했고 그만큼 기대도 컸습니다.

 

그러나 베일을 벗은 한국형 오픈마켓은 초라하기 그지 없었습니다. 웹사이트를 둘러보고 떠오른 말은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속담이었습니다. 콘텐츠 대부분이 이미 서비스 중인 것들로 채워져 있었던 것입니다. 특히, 게임 카테고리는 거의 모든 게임이 기존 게임의 재탕이었고 다운로드 방식이나 가격도 3G망을 활용하는 기존 서비스와 별반 차이가 없었습니다. 최근까지 활발하게 활동했던 엄지족이라면 그 실망감이 매우 컸을 것입니다.

 

그러던 중 최근 이같은 사실을 더욱 가슴 아프게 만드는 외신 보도를 접했습니다. 바로 애플의 앱스토어에 게임 애플리케이션이 무려 2만개를 돌파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미국의 기자들은 일제히 이를 닌텐도, 소니등 포터블게임기와 비교하며  매우 자랑스러워했습니다.

 

물론, 이제 막 오픈한 장터와 이미 1년을 넘게 서비스해 온 장터를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애플 앱스토어 관련 기사는 현재가 아닌 1년 후를 짐작해 볼 때 더욱 아프게 다가 오는 게 문제입니다. 그 이유는 CP들이 주류에 서지 못하는 현 국내 이동통신 시장에선 애플의 그것을 따라가는 것이 도무지 불가능해 보이기 때문입니다.

 

국내 모바일게임 개발자들 중 상당수가 국내 오픈형 마켓보다 글로벌 시장에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애플 앱스토어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이제 막 ‘T스토어’를 오픈한 SKT나 의욕적으로 이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다른 대기업들 모두 지금 가진 기득권을 양보하지 않는 한 새롭게 열리는 블루오션을 얻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모바일게임 업계 한 관계자의 말이 머릿속에서 메아리치는 건 왜일까요.

 

 

[더게임스 김명근기자 dionys@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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