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새로움과 다양함을 찾는 소비자들을 위해 유수의 기업들이 유비쿼터스나 컨버전스를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우며 복합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MP3와 PMP 기능까지 겸한 디지털카메라, 스테레오 앰프와 스피커를 장착한 키보드 등 이제는 하나의 기능과 하나의 제품으로만 승부를 내는 아날로그적인 시대가 지나고 바야흐로 다기능 제품으로 고효율화를 꾀하는 첨단 시대에 이르렀다.

 

통계에 따르면 대한민국 인터넷인구는 이미 3천만 명을 넘어서 인터넷 보급률이 80.6%로 세계 최고의 수준에 있다고 한다. IT 강국으로서의 면모를 여실히 보여주는 숫자라 할 수 있는데, 이는 전세계의 온라인게임 시장을 이끌어 나가고 있는 대한민국의 위상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전세계적으로 한국의 IT, 그 중에서도 게임산업은 그 누구도 부럽지 않는 경쟁력을 갖추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면에는 부작용이나 단점들이 지적되어 왔다. 이는 인터넷 중독, 게임 모방 범죄와 같이 사회문제로 부각된 게임의 역기능에 대한 염려이다. 이러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게임 유저간에 대결하는 반복성 게임을 벗어나, 교육이나 치료 등의 목적을 부가하여 제작한 시리어스 게임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즉 사회 전반적으로 한쪽으로만 치우쳐지지 않도록 게임의 본질적인 가치인 재미요소 외에 부가가치를 얹은 시리어스 게임들이 전세계적으로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게임에 다른 콘텐츠를 접목시킨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거슬러 올라가면 과거 80년대 애플시절부터 비슷한 시도가 있었다. 게임에 교육적인 콘텐츠를 집어 넣은 ‘Where in world is Carmen Sandiego?’다. 이 작품은 카멘 샌디에고라는 인물을 잡기 위해 세계를 다니며 행방을 쫓는 게임인데 각 나라의 문화, 특징 등을 게임을 통해 터득해갈 수 있어 당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당시 이런 교육적인 게임이 일반 게임을 능가할 만한 파워를 지니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최근에는 한자나 영어단어를 익히고, 요리 방법을 배울 수 있는 게임에서부터 컨트롤러를 들고 직접 몸을 움직이면서 칼로리를 소모하고 신체를 단련시키는 등 사회 이슈와 게임을 접목한 시리어스 게임들이 속속 등장하여 주목 받고 있다. 한동안 일본과 한국에서 붐을 일으킨 두뇌단련 게임은 속칭 ‘머리가 좋아지는 게임’이라는 입소문으로 소프트웨어의 판매를 떠나 하드웨어 판매에까지 영향을 끼친 시리어스 게임의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또 대학 강의 자료로 쓰이는 경영시뮬레이션 게임, 군사용 목적으로 쓰이는 FPS 게임 등 게임의 활용도에 따라 기능성을 발휘하기도 하므로 그 가치는 분명 높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게임은 단순한 게임으로서의 역할을 넘어, 보고 듣고 느끼고 나아가 학습효과까지도 얻을 수 있는 부가가치가 높은 콘텐츠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뜨거운 레드오션의 게임장르를 떠나 누구에게나 환영을 받을 수 있는 새로운 장르로의 전이, 즉 블루오션을 개척하는 선구자적인 태동이 뜨거워지고 있는 것이다. 앞서 말한 건강을 관리할 수 있는 시리어스 게임은 나아가 우울증을 치료하는 획기적인 게임으로, 또 영어단어를 익히는 게임이 나아가 토익 점수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역할을 하게 된다면 기존의 게이머뿐 아니라 더 많은 사람들에게 생활의 일부로 자리잡을 것이다.

 

이제 온라인게임은 게임의 순기능이 부각되면서 사회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누가 먼저, 어떻게 새로운 컨셉트와 기능을 접목한 게임을 들고나오느냐에 따라서 매출 성과로도 이어질 수 있는 아주 매력적인 콘텐츠로 인식되고 있다.

 

이를 위해 게임업체들에게는 다양한 분야에서 게임을 활용하는 연구와 총체적인 접근을 통한 실험정신이 필요하다. 더불어 온라인 게임의 종주국인 우리나라에서 지금까지 시도되어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다면, 향후 상상도 못했던 놀라운 기능을 탑재한 게임이 등장하여 개인이나 사회에 나아가 국가의 발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훌륭한 작품들이 나올 것이라 기대한다.

 


권이형 엠게임 대표 kweon20@mgam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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