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안면이 있는 모바일 업체 사장 한 분을 만났습니다. 회사를 연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괜찮은 처녀작을 출시하며 업계에서는 그래도 이름을 알린 업체의 대표입니다. 그렇게 되기까지 열심히 하신 모습이 보기 좋아 개인적으로 많은 호감을 가지고 있는 분입니다. 이런 저런 얘기를 하면서 자신이 현재 구상하고 있는 사업 이야기를 하더군요. 꿈도 많고 자신들의 콘텐츠를 활용해 나갈 수 있는 방법들에 대해 고민 하는 모습이 역력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사업 구상을 조만간 실현에 옮길 것이라는 포부를 듣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구체화하기에는 회사 여건상 조금 무리가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무엇이 그렇게 만들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너무 서두른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워낙 스스럼 없이 말씀을 해서 ‘아직 이르지 않을까요’라는 말을 하지 못하고 불편한 마음만 안은 채 헤어졌습니다.

 

며칠 후 그 대표를 아주 잘 아는 업계 관계자 한 분을 만났습니다. 역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그 대표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이제 막 시작한 분이 너무 서두르고 있는 것 아닌가’하는 걱정 섞인 말을 하더군요. 전적으로 동감하면서 게임 업계, 특히 신생 모바일 업체들의 조급함을 서로 걱정했습니다.

 

모바일 업계에는 사실 이런 일들이 비일비재 합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게임 IP로 모바일 게임을 만든다는 소식으로 이슈화 됐던 한 업체는 지금 회사가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 상황이 됐다고 합니다. 업계 관계자들 말로는 조용히 없어진 것 같다고 하더군요. 또 지난 해 말 모바일에서는 획기적이라고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게임을 서비스 하겠다고 호언장담했던 업체의 경우 게임 출시 소식은 들리지도 않습니다.

 

‘설레발’이라는 단어가 여기에 딱 어울리지 않나 싶습니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이고 물은 깊을수록 고요하다고 합니다. 좋아하는 그 대표가 위에서 언급한 업체들을 따라가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후발주자로서의 조급함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후발주자로서의 부족함도 인정하고 가야 합니다. 아니면 가랑이가 찢어질 수 있습니다.

 

 

[더게임스 김세관기자 skkim@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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