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업계에 ‘부동산바람’이 좀처럼 사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네요. 얼마전 네오위즈가 분당에 사옥을 마련해 이전키로 한데 이어 엠게임은 가산디지털단지에 새 사옥을 분양받아 조만간 이전합니다.

 

그런가하면 웹젠·NHN게임스 등은 현재 CJ인터넷이 입주한 구로디지털단지 사무실을 인수해 이전을 앞두고 있으며, 방을 빼는 CJ인터넷은 그룹 계열사와 함께 상암동으로 간답니다. 앞서 상장으로 거금을 확보한 조이맥스는 기존 입주 빌딩에 몇 개층을 아예 분양받아 이전하는 등 게임업계의 부동산 얘기를 하루종일해도 모자랄 지경입니다.

 

그러고 보니, 비단 게임업체 뿐만 아니라 게임으로 큰돈을 번 기업인들이 대규모 부동산을 인수한 사례가 참 많네요. 과거 그라비티를 소프트뱅크에 4천억원에 매각한 김정률회장이 다양한 부동산개발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고, 얼마전엔 ‘던전앤파이터’로 대박을 터트린 허민 전 네오플사장은 회사를 판 돈으로 강남에 800억원을 호가하는 빌딩을 매입해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지요.

 

최근엔 수 년전 게임사업으로 큰돈을 회수한 A사장이 판교에서 초대형 부동산 개발사업을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지는 등 크고 작은 빌딩을 개발중이거나 소유하고 있는 업계 출신들이 일일히 열거할 수 조차 없을 정도입니다. 

 

초고속 인터넷만되면 게임사업 하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으며 디지털 콘텐츠시장의 첨병이라는 게임인들이 왜이렇게 부동산에 집착하는 걸까요. 혹시 다른업종과 달리 게임은 사업이 망하면 남는게 중고PC밖에 없기 때문은 아닐까요.

 

제조업체는 공장과 기계, 그리고 땅이라도 남지만, 게임은 사실 중요한건 개발자들 머리에 다 있지 않습니까. 갑자기 돈벼락을 맞으면 부동산이 먼저 보이는게 이해가 안가는것도 아닙니다. 게다가 ‘부동산 불패’란 말이 있을 정도니 오죽하겠습니까.

 

좋습니다. 굳이 ‘보험용’ ‘노후보장용’으로 부동산을 매입하는 것에 대해 왈가왈부하진 않겠습니다. 하지만, 어차피 부동산에 투자할 것이라면, 자금압박에 시달리는 영세 개발사들을 위해 반듯한 빌딩하나 만들어줄 게임인은 영영 안나오는 겁니까. 아니, 부동산 투자에 사용하는 자금중 극히 일부만이라도 후진 양성에 할당하면 무슨 큰일이라도 난답니까.

 


[더게임스 이중배기자 jblee@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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