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각 1억원이 있는 A와 B가 음식점을 차린다고 했을 때, A는 대출을 받아 1억5000만원 규모의 가게를 차리고, B는 5000만원 규모의 가게를 차리고 5000만원은 운영비로 남겨둔다고 한다.

 

A가 차린 가게는 처음부터 잘될 수도 있겠지만, 처음 예상했던 것처럼 안되었을 경우 운영비가 없는 상태이므로 자신의 급여는 물론 대출금에 대한 이자까지 내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A는 가게에 들어가는 여러가지 자재에도 조금 더 저렴한 것을 찾게 되고 전체적으로 서비스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 서비스의 질이 떨어지게 되면 당연히 손님이 늘기 보단 줄 것이다. 

 

B는 어떨까. 남은 5000만원으로 자신의 급여는 최소 6개월동안 보장되어 있는 상태고, 그 중 일부는 주변에 홍보를 하는데에도 사용되었다. 그리고, 몇개월 동안 일정 수준의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서 재사용되거나 일정 수준 이상의 자재들은 버리고 항상 새롭고 좋은 것으로 유지하는데 사용하였다. 처음엔 손님이 없었지만, 조금씩 손님이 늘고 수익을 발생 시키게 되었다.

 

게임과 관련된 칼럼에 왠 이야긴가 하겠지만, 지금 게임을 개발하고 있는 개발사 사장님 중에서는 이 글을 읽는 동안 뜨끔하신 분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이 이야기는 누구나 읽어도 B가 당연하다고 말할 것이다. 퍼블리셔에서 일을 하다보니 개발사의 작품을 볼 기회가 많다. 다양한 개발사들이 찾아오는데 누가 봐도 B가 당연함에도 불구하고 거의 대부분의 개발사는 A와 같은 길을 걷고 있다.

 

개발 인원이 15명일때 상용화까지 18개월, 상용화 후 손익분기점까지 6개월이라고 가정하면 총 24개월이 필요하고 월 5000만원씩 총 12억이 소요가 예상된다. 하지만 많은 개발사들이 가지고 오는 계획을 보면 상용화부터 돈을 버는 계획으로 잡혀 있고, 실제 상용화 가기까지의 운영비도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 부분은 퍼블리싱을 통해 해결하겠다는 의견이 많은데 퍼블리셔를 제 때에 찾지 못한다면 바로 A와 똑같은 상황이지 않는가.

 

요즘 많이 나오는 이야기 중에 비를 오게 만드는 확률이 100%인 추장이 있다. 그 추장은 비가 올 때까지 기도를 했다고 한다. 성공할 게임이란 없다. 성공한 게임만 존재한다. 성공을 하기 위해선 성공할 때까지 운영이 가능한 충분한 자원을 확보해야한다. 그래야만, 자신들이 원하는 게임, 게이머들이 원하는 게임을 완성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한다.

 

 

정순권 나우콤 PD fuga@nowc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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