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게임업계서 가장 유명했던 CEO 한 분을 우연하게 만날 기회가 있었습니다. 한 때 업계서 가장 잘 나가던 그였지만 지금은 업계를 떠나 다른 산업에 종사하고 있는데요.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 게임업체를 가장 잘 운영하기로 소문난 CEO였기에 어떻게 해야 경영하기로 까다로운 게임업체 운영을 잘 할 수 있을까에 대한 질문을 했습니다. 그는 ‘디테일에 승부를 걸라’는 말을 하더군요. 통상적으로 경영자는 큰 밑그림을 그려야 한다고 알고 있는데 의외의 대답에 솔직히 놀랐습니다. 그는 게임산업의 특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하더군요.

 

물론 CEO들마다 특징이 있기 때문에 자신의 경영 스타일이 회사 성격에 따라 맞지 않을 수 있지만 게임을 개발하는 회사의 경우 콘텐츠의 개발일정이나 시장에 맞는 스타일인지 여부에 대해 꼼꼼히 확인해야 해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습니다.

 

곰곰히 생각해보면 그의 말이 정답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게임업체를 가만히 보면 CEO가 재무를 비롯해 마케팅까지 관여하는 경우는 허다합니다. 규모가 크든 작든 CEO에 의해 모든 것이 결정되는 편인데요. 그만큼 게임업계에서는 CEO의 권한이 무척 강하죠. 하지만 게임콘텐츠의 디테일한 부분에서는 CEO들이 잘 모르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그것은 자신의 일이 아니라 개발자들의 일이라고 보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죠. 게임회사의 미래가치 핵심은 콘텐츠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도 자사가 개발한 게임의 디테일한 부분까지 신경쓰는 사장은 별로 없죠. 또 디테일한 사장의 경우 너무 마니아적 경향을 띤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는 거죠.

 

그는 자신으로 인해 게임성이 바뀌는 것을 철저히 경계했다고 하더군요. 일반 대중을 상대로 하는 만큼 마니아적 요소를 배제하기 위해서였다는 것이 그의 얘기였습니다. 그의 말을 들으면서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업계 CEO가 다른 것은 몰라도 게임콘텐츠의 디테일을 체크하는 버릇을 들여야 해당 콘텐츠 역시 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죠. 하지만 넘치면 모자름만 못하다는 말이 있듯 게임 개발전에 자신이 어느 정도까지 디테일하게 체크를 해야 할지에 대한 명확한 선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겠죠.

 

 

[더게임스 안희찬기자 chani71@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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