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2일 성인용 아케이드게임물에 대한 등급심의가 3년 만에 재개된 이후 현재까지 약 2000개의 게임기가 시중에 유통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식으로 심의가 재개된 이후 3개월이 지난 지금 얼핏 2000개라는 숫자는 많다고 생각할 지 모릅니다. 하지만 21개 영업장 중 벌써부터 불법 환전으로 경찰의 단속에 적발돼 영업이 정지된 업장이 3곳에, 휴업 상태인 곳도 4개에 이르는 등 실상 14개 영업장만이 성인용 아케이드게임기를 서비스하고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전성기 때인 2006년 2만 6000여개 영업장이 호황을 누렸던 과거와 비교해보면 천지차이라 할 수 있습니다. 등급심의가 재개되면 숨통이 트일 것 같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그렇지 못한 셈입니다.

 

이는 현재 전국적으로 21개 영업장에서 운영되고 있는 아케이드게임기는 운영정보표시장치가 부착돼 개,변조 및 점수 조작 등이 불가능한 것과 무관하지 않아 보입니다. 즉 과거와 같이 경품용 상품권, 경품 등으로 고객을 유인할 수 없는 상황에서 점수 보관이나 개변조 조차도 불가능해 업주들에겐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다는 겁니다. 일부 업주들이 불법적으로 환전을 해오다 적발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그러나 실상은 다른 데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습니다.  현재 게임위에서 심의중인 성인용 아케이드게임물은 대략 25개 안팎으로 현재까지 등급거부된 게임물의 내용을 일부수정하거나 ‘빙고’를 모방한 포커게임 등 기상천외한 게임물이 상당수 있다고 합니다. 게임업체들이 수차례 등급거부를 받은 상황에서 나름의 생존방식을 터득하고 있다는 겁니다. 등급거부 받은 게임물을 조금씩 수정하면서 게임위의 가이드라인을 점치고 만에 하나 있을지 모르는 실수를 기다리고 있다는 거죠.

 

분명 건전한 아케이드게임도 충분히 만들 수 있으련만 왜 성인용 아케이드게임에 혈안이 돼 목소리를 높이는지 한번 되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과연 성인들의 건전한 여가생활을 위해 게임물을 개발한 것인지, 과거 ‘바다이야기’ 같은 한순간의 ‘대박’을 위해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인지 말입니다.

 

 

[더게임스 모승현기자  mozira@thegames.co.kr]

저작권자 © 더게임스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