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차이나조이에 다녀온 지인들의 이야기를 많이 전해 들었다. 전시장의 분위기는 예년과 크게 다르지 않는 습기와 소음으로 차있었지만 그 내용물은 의외로 많이 바뀌었다고 한다. 단순한 그래픽과 시스템의 복사판이던 게임들이 조금씩 내용을 갖추기 시작했다.

 

중국은 자국의 엄청난 시장과 값싼 노동력에 더해 정부의 전폭적인 지지로 온라인 게임의 종주국임을 자처해 온 우리나라와의 기술격차를 상당히 빠른 속도로 좁혀오고 있다. 중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교우위에 있다고 자부해 온 기획력에 있어서도 중국 온라인 게임이 한국의 턱밑까지 추격해왔다는 우려가 점차 현실이 되고 있다.

 

단순히 ‘색다름’ ‘낯설음’ 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을 ‘심선’ ‘칠룡전설’과 같은 게임들의 성공이 그렇다. 중국은 우리의 노하우를 빠르게 흡수, 발전시키고 있다. 여기에 북미의 높은 콘솔 시장의 벽은 아직도 요원하기만 하고 컴퓨터를 툴로 하는 온라인 게임의 파이는 이제 우리만의 것이 아니라는 점도 문제다.

 

‘크로스파이어’ ‘던전앤파이터’와 같은 국산게임이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제 2의 한국 온라인 게임 바람을 일으키고 있지만, 이것이 한국 온라인 게임에 주어진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긴장감을 늦춰서는 안된다.

 

최근 앱스토어 다운로드 1위 게임을 한국 게임 개발자가 차지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참으로 반가운 이야기다. 그에 비해 ‘위(Wii)’는 불법복제를 우려해 우리나라에서만 별개의 국가 코드를 가졌다. 덕분에 대다수의 구입자들이 타이틀 부족과 호환 문제로 불편을 겪고 있다.

 

온라인 게임 종주국의 현실이 그 이외의 게임들에 대한 배타를 뜻해서는 안된다. 세계는 넓다는 말을 한다. 이제는 그 넓음이 단순한 물리적 거리만이 아닌 게임 시장의 성숙도, 다양성의 잣대가 되어야 할 때라고 느낀다. 물론 그 시작은 정부가 되어야 한다. 불법복제를 근절하고 콘솔, IPTV, 신규 플랫폼 등에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정비해야 할 때다.

 

민간 기업으로 어려울때 민 관 학이 함께 가능성을 만들어가는 것은 정부의 의지이다. 보다 다양한 게임의 스펙트럼을 키워낼 수 있는 진정한 체질개선의 논의가 이루어질 때이다. 온라인 게임 종주국의 미래에는 게임 강국에 미래가 있을 것을 믿고 있다.

 


[게임하이 조은용 RPG사업팀장 joe@gameh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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