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엔씨소프트 주가가 지난 14일 급기야 12만원대까지 추락했습니다. 한때 20만원까지 돌파했던 것을 감안하면, 반토막이 난 것이나 진 배 없지요.

 

대체 그새 엔씨에 무슨 큰 일이 난 것일까요? 종합주가지수는 꾸준히 상승중인데, 인터넷업종 최고 우량주로 분류되는 엔씨만 유달리 하락폭이 큰 이유는 쉽게 납득이 가지 않을 겁니다. 더구나 엔씨는 최근 매우 우량한 2분기 실적을 내놓았습니다. 더더욱 이해하기 쉽지 않지요?

 

‘주가는 경기에 6개월 정도 선행한다’는 통설은 잘 아시죠? 미래의 가치나 예상 실적 등이 주가에 먼저 반영된다는 뜻입니다.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팔라’는 증시 격언도 결국 기업의 실질적인 가치 변화에 앞서 주가가 먼저 움직인다는 사실을 방증하는 것입니다. 역설적으로 보면 앞으로 엔씨의 기업가치나 회사 상태가 많이 나빠질 것으로 예측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증권 애널리스트들이 최근 약속이라도 한듯 엔씨에 대한 부정적 리포트로 일관하고 있어요.

 

그런데, 출입기자 입장에서 보면 앞으로 엔씨가 지금보다 특별히 나빠질 이유가 없어요. 3대 캐시카우인 리니지·리니지2·아이온이 여전히 건재한데 뭐가 걱정입니까. 아이온이 중국에서 초반 기세가 꺾였다지만, 일본·대만·북미·유럽 등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지역은 이제 시작입니다. 상용 서비스가 순차적으로 이뤄지면, 로열티 매출은 꾸준히 늘 것입니다. 로열티는 대부분 이익으로 잡히기 때문에 엔씨의 매출 대비 이익률은 더 좋아진다는 뜻입니다.

 

상황이 이렇다면, 최근 주가가 급락한 것은 아마 다른 이유 때문일 거예요. ‘스톡옵션 행사 등 물량이 늘어났다’ ‘환율하락으로 환율효과가 사그러졌다’ 등 말들이 많지만, 전 애널리스트들의 탓이 크다고 지적하고 싶습니다. 무조건 게임이 잘된다니까 로열티 수익이 대박이라고 떠들어댔던 그들이 이젠 ‘기대이하’란 표현을 쓰고 있으니 하는 말입니다. 애널 여러분, 솔직히 아이온 로열티가 ‘기대이하’인게 아니라 로열티 분석과 예측을 제대로 못한게 아닐까요.

 


[더게임스 이중배기자 jblee@thegames.co.kr]

저작권자 © 더게임스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