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게 기다림이 갖는 의미는 제각각일 것입니다. 지루함이 될수도 있고 긴장감을 고조시킬 수도 있습니다. 사업하는 사람들에게 어떤 결정을 기다리는 것은 가슴졸이는 시간일 겁니다. 그 결정에 따라 회사 자체의 존폐가 걸렸다면 사장 입장에서 결정이 날 때까지의 기다림은 가슴이 시커멓게 탄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엄청난 고난의 시간이 될 것입니다.

 

최근 업계 사장을 만났을 때 그 사장 역시 메이저 업체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A사장은 결정을 기다리는게 너무 힘들다고 토로하는데요. 무엇보다 3개월 이상 시간이 걸리면서 위장병까지 도졌다고 합니다. 물론 메이저 회사의 입장 역시 이해는 할 수 있습니다. 신중하게 결정해야 하는 사안인 만큼 충분한 논의와 절차를 밟아야 하니까요.

 

하지만 한번쯤은 중소개발사의 입장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예를 들어 중소 개발사의 입장이 어렵다고 판단되면 좀더 빠르게 일을 추진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얘깁니다. A사 사장은 메이저사에 회사 상황이 어려우니 빠르게 결정을 해 달라고 요구를 했지만 차일피일 미루기만 했다고 하더군요.

 

국내 메이저사들은 대부분 중소개발사에서 출발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척박한 시절에 그들 역시 A사 사장처럼 가슴졸이며 결정을 기다리던 시절이 있었을 것입니다. 메이저사에게 있어 3개월이란 시간은 길지 않은 시간일 수 있지만 중소개발사들에게 있어 3개월은 3년 이상의 시간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기다리는 3개월동안 중소개발사는 어떤 움직임도 보이기 어렵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자본력이 부족한 중소 개발사 입장에서 기다리는 3개월은 그래서 더욱 힘든 시간이 될 수 밖에 없는 것이고요.

 

자사 입장에서 생각하기 보다는 타 회사의 입장도 한번쯤 고려해 보는 건 어떨지요. 이런 마음이 산업을 이끌고 성장시키는데 주축이 되는 메이저의 기본적인 자세가 아닐까 하는 생각입니다.

 

 

[더게임스 안희찬기자 chani71@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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