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발생했던 글로벌 경제 위기 속에서도 게임주는 유독 빛났다. 엔씨소프트 ‘아이온’의 성공적 론칭, 조이맥스와 게임빌 등 신흥 상장사들의 등장, 외형적으로 보기에 국내 게임산업의 성장은 여전히 눈부시기만 하다. 하지만 그 이면을 조금만 자세히 살펴보면 벼랑 끝에 매달려 있는 듯한 국내 게임산업의 위태로운 현실을 손쉽게 파악할 수 있다.

 

작년부터 심화된 국내 시장의 위기는 개선의 기색 없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퍼블리셔들은 리스크 관리를 위해 더욱 치열하게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고 글로벌 경제 위기로부터 심화된 투자 고갈은 자금력이 빈약한 중소개발사들을 그야말로 벼랑 끝 위기까지 몰아 넣고 있다.

 

사실 이런 위기는 어느 정도 예견된 것이나 다름없다. 지금 서비스되고 있는 게임들의 동접만 합해봐도 ‘우리나라 게임 유저가 이렇게 많은가?’하는 의문점을 가질 정도로 국내 게임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이다. 이런 상황에서 막강한 콘텐츠와 충성도 높은 유저를 확보하고 있는 기존 게임에서 유저를 빼앗아와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기란 그야말로 ‘하늘의 별따기’와 다름없을 것이다.

 

물론 최근 국내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었던 몇몇 게임들이 탄탄한 안정성을 바탕으로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크게 성공한 사례가 있다. ‘오디션’ ‘실크로드’ ‘RF온라인’ ‘크로스파이어’ ‘루나온라인’ 등 국내 시장보다 글로벌 시장에서 진가를 발휘한 게임들, 이것이 바로 ‘제 2의 온라인 게임 확장기’일 것이다.

 

하지만 이런 희망적인 시간이 우리에게 과연 얼마나 남아있을까. 우리는 이미 중국 시장에서 ‘미르의전설’ 등이 승승장구하다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중국 게임에게 선두 자리를 모두 내주었던 뼈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다. 업계 글로벌 마케터들은 모두 입을 모아 ‘예전과 같이 무조건 해외에 가져다 팔 수 있었던 시대는 끝났다’고 이야기한다.

 

그렇다. 이제 우리는 본격적으로 ‘세 번째 변혁’의 시기를 준비해야 한다. 다작보다는 완성도를 중심으로 게임을 제작해야 하며 막연한 게임 제작이 아닌 목표로 하는 시장에 명확히 인정받을 수 있는 특화된 콘텐츠들을 준비해야 한다. 만들면 팔리던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유저들이 할 수 밖에 없는 콘텐츠를 만들어 내야 한다. 그리고 유저가 돈을 낼 수 밖에 없는 서비스를 포함해 철저히 만족시켜야 한다. 완벽한 현지화, 그 나라의 게임으로 다시 태어나는 서비스. 이것만이 지금의 온라인 게임 선점 효과를 유지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 믿는다.

 

 

정무식 고릴라바나나 개발이사 musik@gbanana.com

저작권자 © 더게임스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