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모든 사람들이 건강을 위해 애쓰고 있다. 식단의 다이어트를 비롯하여 바쁜 일상에도 한두 가지의 운동은 이제 필수가 됐다. 이 두 가지가 병행되면 당연히 살도 빠지겠지만, 다이어트에 성공한 사람들이 대게 ‘체질이 바뀌었다’는 이야기를 전한다. 그런데 이 체질 개선은 인간의 몸뿐 아니라 분야를 막론하고 너무나 어렵고 힘든 일이다.

 

우리 게임산업의 체질은 어떤 상태일까. 게임산업은 기본적으로 즐겁고 다른 산업분야와의 접목도 가능하며 기술을 발전시키고 문화와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에너지가 넘친다. 게임 자체는 매우 건강한 매력덩어리이지만 조금은 지쳐있는 것은 아닐까 싶다. 필자의 소견으로 진단을 내려보자면 10여년 사이 게임업체들은 앞만 보며 달려왔다.

 

IMF 사태라는 경제 위기 속에서 시작된 온라인게임은 태동기를 지나며 매우 빠른 속도로 발전했다. 빠르게 달려오다 보니 어려운 문제들도 크게 의식하지 않고 게임을 만들어 내는 것에 집중을 해왔다. 좋게 해석자면 온라인게임 창작에 대한 순수성과 열정 덕분에 지금의 발전을 이루게 됐다.

 

지금은 해야 할 일이 많아진 상태이다. 게임 제작과정도 매우 복잡해지고 견고해졌다. 이제는 정부와 정책을 조율해야 한다. 게임협회 차원에서 한마음으로 해야 할 일도 생겨났다. 또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이 다양해지고 점점 늘어나면서 질 좋은 서비스를 위한 아이디어도 절실해 졌다. 밖으로는 해외 국가들과의 협상에 뒤지지 않기 위한 엄청난 씨름도 감당해야 한다. 극심한 경쟁으로 신흥 시장 발굴도 안 할 수가 없게 됐다.

 

사실, 세상 모든 일이 쉬운 게 없지만 게임 산업의 이슈들이 점점 어려워져 간다. 먼저 해야 할 일은 지나친 욕심을 내지 않는 것이다. 게임산업의 선발주자든, 후발주자든 우리는 큰 결실을 기대하며 살아간다. 큰 기대감이 의욕을 불태우게도 하지만 심리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지나친 긴장감과 책임감을 심어준다.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는 옛말처럼 우리가 지금 너무 과한 욕심과 기대를 가지고 있지 않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그런 다음에는 선택과 집중할 수 있는 대상에 대한 판단이 필요하다. 조금 다른 언어로 표현하자면 요즘 말로 ‘하이브리드’가 적당할 것 같다. 모든 산업 분야에서 트렌드라고 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하이브리드는 ‘이질적인 요소가 서로 섞인 것으로 이종(異種), 혼합, 혼성, 혼혈’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종을 결합, 부가가치를 높인 새로운 무엇인가를 창조할 수 있는 통합 코드를 찾아 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화석에너지 고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최신 하이브리드카, 트럭과 버스 그리고 승용차의 장점이 융합된 미니밴, 카메라폰와 MP3 플레이어 기능이 내장된 IT제품 등 선택과 집중에 의해 새로운 제품이 탄생되면서 시장이 생겨나고 그 영역이 확대 되어 갔다. 역시나 공통점은 살아남기 위해서가 아닐까. 우리에게도 온라인게임 산업을 건강하게 키워내기 위해서 좋은 것을 선택하여 더 좋은 것으로 완성될 수 있도록 집중을 해야 한다. 온라인게임 제품 개발 영역 뿐 아니라 서비스, 조직 경영의 영역에서도 말이다.

 

최근 온라인게임은 경제 위기 상황에서 경제적 가치를 인정받으며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러나 급변하는 경제환경과 게임수출에 큰 영향을 주는 국제환경, 해외 경쟁 업체들은 한국 온라인게임 산업의 체질과 건강상태를 다시 확인하게 한다. 우리는 아직은 건강한 체질을 유지하고 있다. 계속해서 좋은 영양분을 공급받고 꾸준히 관리를 한다면 더욱 크게 성장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 기초 체력을 더 쌓아야 하고, 건강을 위한 체질 개선을 위해서도 노력해야 한다. 그 체질 개선에 절대원칙은 없을 것이다. 다만 얼마만큼 빨리 결단을 내려서 적절한 다이어트를 시도 하느냐일 것이다. 결국은 우리의 생존을 위해서이다. 같은 게임산업 분야 있어도 각자가 해야 할 역할과 책임이 다르고 또 처한 환경과 형편이 다르기 때문에 각각의 상태에 따른 진단이 되어야 하겠다. 또 각자의 진단을 통해서 게임인 모두가 건강 체질로 바뀌어지길 바랄 뿐이다.

 


권이형 엠게임 대표 kweon20@mgam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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