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자판기가 게임을 포함한 콘텐츠 유통업자들에게 화두다. 음악이나 영상 판권을 가진 업체들은 이 유통경로에 남다른 관심을 보이고 있다. PC와 온라인 인프라가 발달한 국내에서 이러한 유통 모델이 성공할 수 있을 지 미지수지만, 기존엔 없던 새 경로인 만큼 호기심 어린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한 가지 이상한 것은 국내 콘텐츠 산업에서 가장 큰 파이를 차지하는 게임업계의 한결같은 반응이다. 새로운 모델이 떠오르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도 ‘전혀 새로울 거 없다’는 시큰둥 한 반응이다.


유독 게임업계만 콧방귀를 뀌는 이유는 뭘까. 우선 기술적 문제다. 휴대폰의 규격이 천차만별인데다가 게임사의 개발툴도 각기 다르다 보니 콘텐츠 자판기에서 게임을 전송하는 일이 매우 복잡하다. 그러나 이같은 기술적 문제는 자금과 시간만 있으면 해결 할수 있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이동통신사에 종속된 산업구조다. 한 모바일 게임업계 관계자는 이같은 콘텐츠 자판기와 관련된 소식을 접하고도 기술적인 문제보다 이통사와 제휴를 맺고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가에 더한 관심을 표명했다.


그렇지 않다면 그에게는 더 이상 관심의 대상이 아니란 얘기이다. 아직 검증받지 못한 유통구조에 자사의 게임을 시험하다가 자칫 이통사에 밉보일 수도 있다는 걱정 때문이다.


여기서 곰곰히 생각해 볼 것은 애플과 아이폰, 그리고 향 후 등장하게 될 지 모를 애플 콘텐츠 자판기가 가진 무서운 파급력이다.


아이폰의 경우 단일 플랫폼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기술적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것은 물론, 모든 게임사들에게 문호를 개방하는 정책을 사용하고 있다. 남코 세가 등 굵직굵직한 콘솔 제작 게임사들이 아이폰에 줄을 서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국내에서 앱스토어 구축을 서두르고 있는 이통사에 한마디 고하고 싶은 것은 자사의 앱스토어가 애플과 마찬가지로 성공하기 위해선 종속적 산업 구조에서 벗어나 더 많은 게임사들이 다양한 오픈형 마켓을 시험해 볼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 줘야 한다는 것이다.

 


더게임스 김명근기자 dionys@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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