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무엇으로 살아 가는가’라는 톨스토이의 물음에 정답이 있을 수 없다. 사람에 따라 각양각색의 답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게임을 사랑하는 사람 입장에선 이 물음에 호이징거가 규정한 호모 루덴스로 답을 내놓지 않을까 싶다. 호모루덴스(놀이하는 인간). 게임은 인간의 기본 속성중에 하나로 봐도 무방할 정도로 인간관계에서 떼어낼래야 떼어낼 수 없다.

 

하지만 정작 우리사회에서는 게임을 부정적으로 보는 분위기가 우세하기 때문에 마치 게임하는 것이 죄를 짓는 것 같다. 이런 상황에서 게임업체를 둘러싸고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나 게임업체를 경영하는 입장에서 적지 않게 우려하고 있다.게임 자체가 청소년들의 성장에 장애요인으로 이야기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게임업체들이 증권시장에서 주목을 받으면서 일부 게임업체들의 좋은 돈벌이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

 

한 코스닥업체가 15억원짜리 밖에 안되는 게임업체를 수백억원을 주고 인수, 결국에는 코스닥시장에서 상장 폐지되었다는 뉴스를 그냥 흘러버릴 수 만은 없다. 미꾸라지 한 마리가 개천을 흐린다고 이러한 뉴스들은 힘들고 어렵게 게임개발에 나선 선량한 게임업체들마저 투자유치등에 어려움을 겪도록 한다. 부정적인 인식이 우리 사회저변에 자리잡고 있는 가운데 일어나는 일이어서 게임에 대한 이미지 실추가 우려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게임하는 업체의 잘못이라기 보다는 기업을 평가하는 회계사들과 공모한 코스닥업체의 비리이지만 뉴스에 게임업체이름이 오르내릴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간접적인 피해를 보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일로 게임업체들을 평가할 때 정당하게 평가하게 되는 자정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면서도 이런 좋지 않은 일에 게임업체가 끼이지 않았으면 한다. 특히 최근 업체들의 책임을 강조한 이색판결을 접하면서 일선에 뛰는 게임업체 경영자로서 책임감을 한층 더 무겁게 느끼게 된다.

 

강원랜드 VVIP전용바카라 도박장에서 살다시피하면서 수백억원에 이르는 전 재산을 날린 김모씨가 강원랜드를 대상으로 소송에서 이긴 것이다. 법원은 “강원랜드가 도박에 중독된 것을 충분히 알 수 있었는데도 보호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면서 15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한 것이다. 도박중독증에 걸린 개인에 대한 일부 책임을 강원랜드에 부과한 것이다.

 

만일 현실적으로 게임중독에 걸린 청소년들이 게임업체들을 대상으로 집단 피해소송을 걸면 어떻게 될까. 게임업체들이나 서비스업체들은 장시간 게임을 하는 청소년들에 대해 접속을 거부해야할 책임은 없을까. 이 판결의 의미대로 본다면 청소년들이 장시간 게임을 해 중독에 걸려 인생을 허비하게 된다면 게임업체나 서비스업체들도 일부 책임을 져야 할 것으로 유추해석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따라서 이제는 올바른 비즈니스를 전개하기 위해 게임업체들의 발상전환이 필요할 때가 아닌가 싶다.

 

우리는 지금까지 게임이 인간관계 특히 가족관계를 단절시키는 것으로 여겨오면서 게임을 멀리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닌텐도는 이 점을 뒤집어 게임비즈니스에 일대 혁명을 가져왔다. 닌텐도는 게임이 가족관계를 단절하는 것이 아니라 거실에서 같이 모여 게임을 즐기면서 가족간의 관계를 새롭게 만들어가도록 했다. 단절됐던 가족관계가 회복되면서 새로운 게임시장을 창출한 것이다. 닌텐도의 성공은 이처럼 발상의 전환에서 일어났다.

 

‘견우와 직녀’의 만남을 연결해주는 오작교의 역할을 게임이 해줄 수 있다면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털어버릴 수 있지 않을 까 싶다. 혼자만  갇혀서 즐기는 게임이 아니라 가족간의 관계를 회복해주고 연인간의 관계, 직장에서 상하간의 관계등을 소통시켜주는 게임을 내놓으면 좋지 않을 까 싶다.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더욱 더 책임이 무거워진 게임개발업체로서 책임을 다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원철린 가온게임즈 사장 crown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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