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도 여러 개의 신작소식이 흘러나온다.  이렇게 신작 소식이 많이 들린 것도 근 2년 만인 것 같다. 참으로 반가운 일이다. 경기 불황을 타고 업계마다 ‘살기 어렵다’는 곡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게임 산업만은 지난 1분기 흑자 전환, 최대 실적 달성 등 핑크빛 소식을 전하며 문화 콘텐츠 산업을 이끌어가는 든든한 역할을 하고 있다.

 

게임사도 이윤을 추구하는 회사다. 하지만 진정 그들이 존재하는 이유를 들자면 유저라는 단순하지만 거부할 수 없는 결론을 얻게 된다. MMORPG가 강세인 한국 시장에서 게임사 대부분 레벨업을 위한 콘텐츠로 유저들을 마주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점이 지나치다 보니 유저들은 레벨업을 하는 동안 게임의 스토리나 내용 완성도와는 무관하게 아이템 획득과 캐릭터 레벨을 위해 게임을 하게 되는 주객전도의 상황이 종종 벌어지게 된다.

 

우리나라 온라인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의 인식 속에는 MMORPG는 ‘노가다’라는 인식이 팽배하다. ‘열랩’, ‘광랩’, ‘닥랩업’이라는 말이 그냥 나온 말이 아니듯이 MMORPG 대부분은 유저들에게 적당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더 나은 스킬이나 보다 강한 캐릭터로 만들기 위해 레벨업을 위한 시간 투자를 요구하고 있으며 그 과정이 꽤나 지겹게 작용한다.

 

게임을 하는 것과 즐기는 것은 분명 차이가 있다. 게임이 유저에게 단순한 ‘노동’으로 인식된다면 그것은 게임을 ‘하는 것’이고 ‘즐거움’을 느낀다면 그것은 게임을 ‘즐기는’ 것이다.

 

문제의 핵심은 게임의 완성도에 달려있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MMORPG도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 단순히 레벨업 위주의 콘텐츠 소비보다는 단 10분이라도 유저들이 별다른 제약없이 원하는 콘텐츠를 누릴 수 있게 하다면 열랩, 광랩을 위한 부작용들도 많이 줄어들 것이며 온라인게임을 대하는 유저들의 만족도 역시 올라갈 것이라 생각한다.

 

다만 하루 아침에 바뀌리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게임의 흥망을 지켜보고 있는 실무자로서 MMORPG가 유저들에게 단순 ‘노가다’가 아닌 진정한 ‘재미’로 다가갈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한다는 바람이다.

 

 

서일규 YNK코리아 국내사업본부 팀장 markseo@ynk-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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