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기자들이 게임쪽을 처음 맡게 되면서 가장 먼저 느끼는 벽은 아마 ‘사장님’들을 만나기 어렵다는 점일 겁니다. 회사에 대한 기본 내용이야 홍보팀장을 만나면 대개 다 해결됩니다. 하지만, 사장들을 만나지 않고는 고급 정보를 얻는데 한계가 많아요. 때문에 기자들은 본능적으로 사장들을 만나려고 합니다. 사장을 만나게 해달라 떼(?) 쓰는 기자들과 이를 적당히 무마하려는 홍보팀 직원간의 보이지않는 신경전은 그래서 항상 존재합니다.

 

그런데, 게임업계는 유달리 사장과 기자의 소통이 잘 안되는 것으로 정평 나 있어요. 물론 매체와 기자 성향에 따라 상황이 좀 다르겠지만, 대체로 사장 만나는게 쉽지 않은게 사실입니다. 이는 중견기업 쯤만 돼도 ‘회장님’ 소리를 들으며, 기자들의 접근을 원천봉쇄하기 때문이지요.

 

신작 발표회나 큰 이벤트성 자리처럼 그들이 필요로 할때는 상황이 180도 달라지지만, 간혹 ‘독대’라도 요구하면 무슨 큰일이라도 나는 것처럼 홍보담당자들이 당황해하기 일쑤입니다.

 

워낙 바쁘신 몸들이라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웬만한 규모만 되어도 글로벌 비즈니스하기 위해 한 달이 멀다하고 외국을 나가니 시간적 여유가 많지 않겠지요. 게다가 어디 게임 기자가 좀 많습니까. 그들을 다 상대하다보면 1년 365일도 부족하겠지요. 그러나, 시간이 워낙 빡빡해 대면이 어렵다면, 통화라도 잘 돼야할텐데, 전혀 그렇지가 않아요.

 

다 그런건 아니겠지만, 상당수 CEO들이 명함에 아예 휴대폰 번호를 명기하지 않습니다. 설령 번호가 있거나 어렵게 알아내어 통화를 시도해도 적중률이 아마 10%도 안될겁니다. 중견급만 넘어도 기자들이 게임CEO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면 십중팔구 받지 않습니다. 발신번호가 찍히니까 추후에라도 확인 전화할 수 있지만, 그럴 확률은 거의 제로에 가깝습니다.


휴대폰이 개인용이니, 받고 안받고는 엄연히 자유입니다. 아무리 기자라도 왈가왈부할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만나기도 어렵고, 통화조차 어렵다면 그들과 어떻게 소통을 합니까. 비약일 지 몰라도 기자들과 CEO의 이같은 괴리가 게임과 게임산업에 대한 인식 개선을 더디게하는 1차적인 원인이 아닐까요. 게임CEO 여러분! 부디, 전화좀 잘받으십시요.


 

더게임스 이중배기자 jblee@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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