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게임산업협회가 ‘그린캠페인’을 시작하며 ‘고포류’에 대한 10시간 제한 방침을 발표했습니다. 하루에 10시간 이상 고스톱이나 포커게임을 할 수 없도록 자발적으로 규제하겠다는 뜻이죠. NHN·CJ인터넷·네오위즈게임즈와 같은 대형 포털들은 ‘고포류’ 매출이 적지않습니다. 이런 점에서 일정 매출의 타격을 감수하면서까지 스스로 플레이타임을 제한하겠다니, 가상하지 않습니까.


궁금한 것은 하루에 무려 10시간 이상이나 플레이하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되겠느냐는 점입니다. 포털별로 다소 차이는 있지만, 대략 10시간 이상 플레이하는 이른바 ‘해비유저’ 비중은 작게는 2∼3%, 많게는 6∼7%가량 된다고 합니다. 다 그런건 아니겠지만, 이들 해비유저의 상당수는 고·포류를 단지 게임이 아니라 일로 즐기는 소위 ‘작업자’들입니다.


사실 포털 사업자들은 아바타를 팔아 매출을 거두지만, 작업자들은 유통을 통해 돈을 법니다. 게임머니를 생산하는 유저와 이들과 연계해 현금으로 게임머니를 사고파는 일을 중계하는 소위 ‘혈상’들이 거미줄처럼 얽혀 있으니까요.

 

어마어마한 규모의 게임머니를 순식간에 주고받는 SW까지 등장하는 등 이들의 기술 수준은 혀를 내두를 정도랍니다. 그래서 5시간으로 플레이 타임을 제한해도 그들은 눈하나 깜짝하지 않을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전언입니다.


자, 이쯤되면 어떤 결론에 도달할까요. 포털 사업자들이 10시간짜리 ‘피로도시스템’을 도입한다고 해서 매출이 줄어드는 일은 극히 미미할 것이란 얘기죠. 플레이자체가 일(?)인데, 순순히 이용시간 제한을 받아들일까요? 아니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않고 피해갈 방법을 찾을게 뻔해요.

 

JP모간이 지난 18일 웹보드 시장 부동의 1위인 NHN이 이번 이용시간 제한으로 받게될 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밝힌 것이 이를 잘 증명합니다. NHN의 1분기 게임 매출은 1164억원이고, 이중 88%가 웹보드입니다. 어림잡아 1000억원이 훌쩍 넘습니다.

 

결국 게임협회의 그린캠페인중 ‘10시간짜리 셧다운제’는 ‘수익이 줄더라도 고·포류의 사행성과 과몰입 방지에 업계 스스로 노력했다’는 명분은 얻음과 동시에 실리적으로는 큰 손해가 없는 참 기발한 아이디어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더게임스 이중배기자 jblee@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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