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에 위치하고 있는 핀란드에 대해 무엇을 알고 있는가 질문한다면 아마 많은 사람들은 ‘노키아’를 떠올릴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즈(FT)에서 발표한 2009년 글로벌 브랜드 랭킹에서 13위를 차지한 노키아는 휴대폰 시장의 절대 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노키아의 연 매출이 핀란드의 전체 연간 예산보다 많고 핀란드 국내 총생산의 25%를 차지한다고 하니 대단한 일이다. 노키아는 관련 기업, 연구기관, 대학, 정부와 긴밀한 관계를 통해 성장하며 경쟁력을 확보하여 현재의 위치에 오르게 된 것이다. 바로 이것, 즉 네트워크가 핀란드라는 작은 나라의 노키아가 이처럼 거대한 규모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상호적인 네트워크를 통한 노키아의 발전상은 한국 e스포츠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국에서 e스포츠는 새로운 산업 모델을 제시하며 지속적으로 성장해왔다. 2000년 11월에 총 4개 종목으로 시작된 한국 e스포츠는 이제 25개의 정식 종목을 갖춘 규모 있는 산업으로 발전했다. 하지만 세계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e스포츠 산업은 아직 발전할 여지가 많고 잠재력이 풍부한 시장이라고 볼 수 있다.


e스포츠가 세계적인 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이 분야의 선두주자라고 할 수 있는 한국 e스포츠가 롤 모델이 되어야 한다. 또한 한국형 e스포츠를 글로벌 스탠더드로 정착시킨다면 그로인해 창출되는 수익과 새로운 국가 브랜드로 자리 잡았을 경우의 가치는 상상을 초월한다. 넓게는 한국 경제에도 큰 보탬이 될 것이 분명하다.


보다 높은 도약을 꿈꾸는 한국 e스포츠가 해외에서도 인정받고 또 이를 통해 e스포츠가 세계적인 스포츠 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노키아식 네트워크’가 필수적이다. 노키아가 노키아의 힘만으로 성장하지 않았듯이 한국 e스포츠도 혼자 힘으로  커갈 수는 없다. 정부는 물론이고 관계기관, 기업, 팬들이 공감대를 형성해야 비로소 가능한 일이다.


이런 네트워크를 구성하기 위해서는 우선 기업들의 활발한 투자,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게임 개발사, 배급사, 주관사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으며 이루어져야 한다. 기업들이 보다 먼 앞날을 바라보고 적극적으로 지속적인 투자를 한다면, 이를 통해 e스포츠는 빠른 성장을 하고 기업들도 투자 이상의 긍정적인 효과를 경험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정부는 e스포츠가 지금까지는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형태의 산업 분야인 만큼 새로운 시선으로 e스포츠를 바라보고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적합한 제도와 규제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물론 개발사, 배급사, 주관사 등 e스포츠 관련 업계에서도 계속해서 노력을 이어나가야 한다. e스포츠가 더 큰 산업으로 발전하고 이를 통해 큰 수익을 창출해낼 때 가장 많은 이익을 얻을 분야는 바로 게임 관련 업계이기 때문이다.


게임 개발사와 배급사, 대회 주관사가 눈 앞의 이익에 급급하여 먼 미래를 바라보지 못한다면 e스포츠의 지속적인 발전은 멀리 보이는 신기루에 불과할 것이다.


올해로 한국 e스포츠가 출범한지 11년이 되었다. 숨가쁘게 달려온 11년을 돌아보면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기쁨과 함께 아쉬움도 남아있다. 지나온 11년을 뒤로하고 게이머들의 순수한 꿈과 열정을 위해서 이제는 큰 그림을 그려야 할 때다. 한국 e스포츠의 세계적 확산 및 국제 표준화를 통한 한국 e스포츠의 발전이라는 큰 뜻을 위해 게임 업계와 정부, 기업이 손을 잡고 한 걸음 내딛는다면 한국 e스포츠의 진정한 일보 전진이 가능할 것이다.

 


김형석 월드사이버게임즈 사장 hkim123@wc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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