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신생 모바일 게임 개발사 게임크루를 취재하러 간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온라인과 모바일 서비스를 활발하게 하고 있는 한 중견 퍼블리셔에 사무실을 빌려 곁방살이를 하고 있었습니다.

 

안쓰럽기도 하고 잘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아무리 잘해줘도 남의 건물에서 생활한다는 것이 자존심도 상하고, 불편하기도 할 텐데 사장을 비롯한 직원들의 모습은 의연하고 자신감이 넘쳤습니다. 취재 내내 자신들의 장점과 앞으로의 비전을 겸손하게, 그러나 거침없이 이야기 하는 모습도 좋아 보였습니다. 그래서 더욱 잘 됐으면 하는 바람을 가졌습니다.


얼마 전 이 중견 퍼블리셔를 다시 찾았습니다. 취재하는 김에 게임크루와 사장에 대한 안부를 물었습니다. 처녀작 출시 얼마 후 새 사무실을 얻어 이사를 갔다는 이야기를 하더군요. 그 소릴 듣자마자 왠지 모르게 기뻤습니다. “내가 취재해 비전을 소개했던 회사가 한 단계 발전했다니…” 뿌듯함은 물론이고, 어딜 가도 특별히 잘나간다는 소릴 듣지 못하는 최근 국내 모바일 게임 업계에서 듣는 보기 드문 반가운 소식이어서 더욱 그랬던 것 같습니다.


전체 업계로 봤을 때 큰 비중을 차지하는 소식은 물론 아닙니다. 그러나 급변하는 모바일 환경에서 이렇다할 업그레이드 소식을 듣기 힘든 와중에 나온 게임크루의 홀로서기는 예사롭게 다가오지 않았습니다. 중견이 부족하다는 모바일 게임계에 이들과 같은 중소기업들의 발전이 당연히 밑거름이 될테니까요.


최근 ‘리듬스테이션’과 ‘데몬헌터’를 연달아 히트시키고 있는 픽토소프트를 바라보는 업계의 부러움 반, 흐뭇함 반의 시선도 이런 이유에서 나왔다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업계가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가면 아직은 희망이 더 많습니다. 물론 업계의 앞날을 걱정하고 산업계를 뒤돌아볼 줄 아는, 이기적이지 않은 마음을 함께 품어야 그 결과는 빛을 발할 겁니다.

 


더게임스 김세관기자 skkim@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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