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3 2009 전시회가 지난 4일 미국 LA컨벤션센터에서 사흘간의 일정으로 막을 내렸다. 이번 E3는 국내 유저는 물론 산업계에서도 큰 관심을 끌지 못했다. 콘솔기기와 이에 대응하는 타이틀이 전시회를 장악했고 온라인게임에 대한 내용이 전무하다시피했기 때문이다.

 

‘온라인게임’이 게임산업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한 대한민국이기에 E3에 대한 무관심은 당연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E3에는 한국이 자랑하는 온라인게임 사업을 위협할 만한 요소가 등장했다.

 

바로 콘솔의 네트워크를 통한 ‘크로스 플랫폼’의 구현이 그것이다. 크로스 플랫폼란 PC, X박스360, PS3 등 서로 다른 기종에서 동일 콘텐츠를 여러 유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플랫폼의 통합을 의미한다. 이제까지 PC기반에 국한됐던 온라인게임이 향후 콘솔게임기기를 통해서도 가능해진 것이다. 

 

이는 콘솔게임기기가 일반화된 북미, 유럽, 일본 등 메이저 게임 시장에서 PC기반의 온라인게임 규모를 위축시키기에 충분한 요소다. 아직까지 이를 지원하는 콘텐츠가 극히 제한적이지만 향후 ‘크로스 플랫폼’이 대중화 된다면 PC에 기반한 온라인게임에 주력해 온 국내 업체에게는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


이처럼 온라인게임의 최대 장점으로 꼽히던 ‘네트워크’ 기능이 콘솔기기에서도 구현됨과 동시에 카메라 인식 등과 같은 최첨단 기술 마저 도입되고 있어 향후 PC기반 온라인게임 시장 자체를 뒤흔들 수 있다.

 

대한민국의 온라인게임은 여전히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기업들은 대한민국이 주도하고 있는 PC기반을 뛰어넘는 새로운 시대에 대비하고 있다. 대한민국이 절대 따라갈 수 없는 기반 시장 장악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우수 인력과 좋은 콘텐츠만으로는 정부가 단골 메뉴로 외치는 세계 3대 게임강국 실현이 점점 멀어질 수 있다는 것이 이번 E3가 국내 산업계과 정책 당국에 주는 교훈이다. 굳이 반면교사라는 표현을 들먹이지 않아도 세계 게임 시장 흐름은 항상 예의 주시해야 한다.

 


더게임스 김상두기자 sdkim@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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