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애만 세 명이다. 중고생과 초등학교에 갓 들어간 사내애다. 출산율이 줄어들고 있는 현실에서는 애국자인 셈이지만 집안사정은 말이 아니다. 사내애들이다 보니 학교에 갔다와서는 컴퓨터게임을 즐기고 있다.


초등학교 다니는 막내애마저 형들을 따라서 게임을 즐기고 있다. 이렇다 보니 안사람과 애들간의 신경전이 만만치 않다. 안사람은 애들이 게임을 그만하고 공부를 했으면 하고 애들은 엄마의 눈치를 보면서 자기들이 하고 싶은 것을 다한다. 애들이 게임을 하고 있을 때면 집안은 전쟁터가 된다.

 

아직도 게임을 하면 시간을 낭비하고 공부를 못한다는 부정적인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게임이 진화하면서 젊은 부모들을 중심으로 게임을 바라보는 인식도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


게임시장에서 일어나는 게임의 진화는 놀라울 정도다. 디지털기술의 진전에 따라 게임의 플랫폼 자체의 성능은 우리의 생각을 뛰어넘고 있다.


형식면에서 보면 플랫폼이 다양해지고 있는 가운데 비디오게임기의 경우 고기능화한 것은 말할 것도 없고 게임을 즐기는 방식도 달라졌다. 조이스틱 및 키보드로 획일화되어 있던 인터페이스방식이 NDS의 터치를 활용한 인터페이스 방식이나  ‘위’처럼 리모콘을 이용한 인터페이스 방식으로 진화한 것이다.

 

게임의 진화는 형식적인 면에서 예전과는 비할 바가 아니다. 10년전만해도 그래픽수준이 2차원적인 텍스트 표현에서 벗어나지 못했으나 지금은 영화수준을 뛰어넘고 있다.


우리나라가 강점을 갖고 있는 온라인 게임시장도 시장규모가 3조원으로 커지면서 ‘아이온’처럼 스케일 큰 MMORPG으로 진화하고 있다. 형식이 내용을 지배한다고 게임의 형식이 변화하면서 그 안에 담겨있는 내용도 점차 바뀌어 가고 있다. 

 

이 결과, 기존의 게임유형에 변화를 주는 중요한 촉매제로 작용하면서 건강과 치료 혹은 교육, 감성등을 자극하는 다양한 기능게임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제 게임도 퓨전시대를 맞고 있는 것이다. 한때 유행했던 인포테인먼트(정보와 엔터테인먼트), 에듀테인먼트(교육과 엔터테인먼트)라는 말이 이제 현실로 도래하고 있다. 게임업체를 경영하는 입장에서 게임도 감성의 시대에 들어가지 않았나 하는 판단에 감성을 자극할 수 있는 게임을 개발해야 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실제로 그런 느낌을 줄 수 있는 기획안을 들고 지방자치단체의 지원과제에 응모, 선정되면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의 공격으로 한동안 주춤했던 닌텐도는 ‘위’를 출시하면서 다양한 기능성 게임을 선보여 부정적인 인식에 사로잡혀있던 부모들의 거부감을 극복하고 게임시장의 지평을 넓히는 데 성공했다.

 

기능성포럼에서도 시리어스(기능성)게임 분야에 800억원을 투자, 5000억원규모의 시장을 창출하기 위해 창작 연계활성화, 연구 및 R&D 강화, 보급 유통 활성화, 사회인식제고 및 홍보확대, 해외진출 활성화 및 국내외 협력강화 등 5대전략을 제시하기도 했다.


문제는 감성을 줄 수 있는 게임을 개발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예전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단순히 기존의 교육용 콘텐츠를 게임과 접목하면 실패로 끝날 것으로 본다. 그렇기 때문에 감성을 사로잡을 수 있는 기능성 게임이 성공하면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바꾸어 놓으면서 우리의 게임시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킬 것으로 기대해본다.


게임이 그동안 자기세계에 같혀 재미와 흥미, 대리만족만을 추구했다면 현재의 게임은 색다른 의미로 다가오면서 놀이가 곧 일이요 일이 놀이라는 젊은 애들을 붙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더구나 다시금 게임의 중독성이 문제가 되고 있는 지금, 게임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시리어스 게임의 등장은 게임시장의 새로운 도약을 불러올 수 있다.

 

따라서 시리어스 게임은 막대한 자금으로만 승부를 걸지 않고도 핵심적인 아이디어로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정부나 업계 모두가 많은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원철린 가온게임즈 사장 crwon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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