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젠이 살아났다. 지난 10월 NHN게임스에 인수되고 새 대표로 선임된 김창근 사장이 회사를 이끈 지 5개월여 만이다. 흑자 전환한 것은 물론 16개월만에 최대 당기순익까지 경신했다. ‘뮤’로 대박 신화를 일궈낸 중견 온라인게임업체 웹젠의 추락을 더이상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한가지 눈여겨 볼 대목은 웹젠의 부활을 견인한 작품이 새 콘텐츠가 아니라 실패한 작품 취급을 받았던 ‘썬’이란 사실이다. ‘썬’은 해외에서 나름대로 성과를 냈다고는 하지만 웹젠의 끝없는 추락을 막지 못했다. 이랬던 ‘썬’이 ‘뮤’를 잇는 웹젠의 캐시카우로 자리잡았다. 이유가 더 흥미롭다.

 

게임 내용의 소소한 변화들이다. 큰 돈을 들여 신작 개발에 올인하는 것보단 기존에 있던 작품을 유저들의 입맛에 맞게 바꾸고 이를 통해 새로운 수익모델을 창출한 것이 만만치 않은 효과를 본셈이다.

이는 김사장이 취임초부터 강조해왔던 ‘안정과 성장의 밸런스 유지’와 맥을 함께 한다. 새 작품 개발에 올인하기보다는 기존 작품에 변화를 줘 새로운 수익 모델을 확보해 나간게 적중했다는 얘기다.

 

웹젠은 4년만에 신규서버를 오픈한 ‘뮤’ 매출이 상승하며 지난 4분기에 적자고리를 끊었고, 올 1분기엔 ‘썬’의 리뉴얼을 통해 큰 성장세를 일궈 냈다. 김 사장은 “향후에도 기존 게임을 활용한 안정적 수익구조를 만드는데 더 신경을 쓸 계획”이며, “‘뮤2’ 등 기대작 론칭은 보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블록버스터급 게임 제작에 거액을 쏟아붓고 있거나 여러 작품을 동시 다발적으로 개발 중인 소위 중견 게임업체들은 웹젠의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 안정적 기반 없이 새 콘텐츠 수급에 혈안이 됐던 탓에 큰 위기에 빠졌던 웹젠에서 배울게 있다는 의미이다.


안정적 수익 구조가 마련된 상태에서 새 작품을 개발하는 것은 새로운 도전이다. 하지만 지금처럼 새 캐시카우를 찾기에 혈안이 되어 한 작품에 천문학적인 제작비를 쏟아붓거나 동시다발적으로 여러 작품을 개발하는 것은 자칫 과욕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더게임스 김명근기자 dionys@thegames.co.kr

저작권자 © 더게임스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